[방송]한국문화 문제점 ‘콕콕’…SBS ‘외국인 대 설전’ 화제

  • 입력 2004년 5월 19일 1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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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외국인 대 설전’은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통해 결혼 등 한국 문화를 들여다본다. 오른쪽은 진행자 김승현. 사진제공 SBS
SBS ‘외국인 대 설전’은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을 통해 결혼 등 한국 문화를 들여다본다. 오른쪽은 진행자 김승현. 사진제공 SBS
“한국인이 ‘거친 말’을 많이 쓰는 것은 비겁하기 때문이에요.” (영국인 마리아)

“제가 보기엔 자신감의 표현이에요.” (터키인 웨이스니오)

한국에 사는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한국 문화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SBS ‘외국인 대 설전’(화 오후 7:05)에서 오가는 이야기다.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이들의 대화를 듣다보면 한국인이 외국인에게 어떻게 비치는가를 알 수 있다. 이들의 ‘한국 문화 촌평’은 한국 시청자들에게는 ‘거울’인 셈.

4일 첫 방영한 이 프로그램에는 15개국 출신의 외국인 출연자 22여명과 한국인 대표로 대학교수 1명, 연예인 4명이 고정 출연하고 있다.

11일 방송에서는 한국의 중매결혼 및 결혼식 문화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조건을 따지거나 결혼식을 겉치레로 치른다”는 등 비판적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모로코인 람미아씨는 “모로코의 결혼식은 신랑 신부의 집에서 하루씩 치르지만 한국의 결혼식은 짧아서 둘만 있는 시간이 많다”고 오히려 칭찬했다.

18일에는 ‘거친 말(욕)’에 대해 토론했다. 22명의 외국인 중 15명이 ‘친근함의 표시로 거친 말을 쓸 수 있다’고 했고 나머지는 반대해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일단 청신호.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3주만에 300여건의 의견이 올라와 교양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열띤 반응을 얻고 있다. “문화적 자긍심이 있는 프랑스나 미국은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지 않을 것”(semnagi), “외국인에게 그렇게 보일 수 있구나 하고 고개가 끄덕여질 수도 있다”(milkycutie)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황은경 담당 PD는 “출연 외국인들은 한국 문화를 깊이 알아 애정을 갖고 비판하는데도 한국을 싫어한다고 오해받을까봐 조심스러워한다”며 “시청자들이 이들의 비판을 하나의 의견으로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경복기자 kath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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