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2월 중하순 개봉작 Line-Up…코미디-드라마 물결

  • 입력 2004년 2월 9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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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휘날리며’ ‘실미도’ ‘말죽거리 잔혹사’ 등 간판급 국내 영화들이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2월 중하순 개봉작들은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도 관객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자극하는 따뜻한 코미디와 드라마가 주류를 이룬다. 블록버스터 ‘태극기…’(6일 개봉)를 피해 13, 20일에 개봉이 집중된 점도 눈에 띈다. 세기의 섹시스타 니콜 키드먼과 주드 로는 같은 영화에서 옷을 벗었다.

●로맨틱 코미디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은 60대 바람둥이 해리(잭 니컬슨)와 20대 ‘영계’ 마린(아만다 피트), 마린의 어머니인 이혼녀 에리카(다이앤 키튼)와 젊은 미남의사 줄리안(키아누 리브스)의 나이를 뛰어넘는 애정관계를 담았다. “1000명 이상의 여성과 동침했다”고 자랑해 온 배우 잭 니콜슨은 이 영화를 찍은 후 “더 이상 바람을 피우지 않겠다”고 공언해 더 화제가 됐다. 누벨바그의 거장 자크 리베트 감독의 ‘알게 될 거야’도 파리에서 만난 여섯 남녀의 얽히고설킨 애정 곡선을 그렸다. ‘러브 미 이프 유 데어’는 잔혹한 내기를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줄리앙과 소피의 사랑 이야기. 할리우드식 리듬에다 ‘엽기발랄’한 내용을 담은 프랑스 영화다. 빌 머레이 주연의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한물간 할리우드 스타와 젊은 여성의 사랑을 통해 소통이 단절된 현실을 역설적으로 꼬집는다.

●드라마

‘콜드 마운틴’은 니콜 키드먼과 주드 로가 연인으로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관객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남북전쟁으로 헤어진 남녀가 서로를 그리워하는 사랑 이야기. 두 섹시스타가 강도 높은 베드신과 적나라한 신체 곡선을 선보인다.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머나먼 사랑’은 난민 캠프에서 헌신하는 남녀간에 싹트는 사랑을 담았다. ‘툼 레이더’의 여전사 졸리는 여기서도 아프리카와 동남아, 러시아를 종횡무진하며 활약을 펼친다.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작가가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찾아가는 ‘미소’는 추상미 주연의 영화. 한 남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한 부부의 파격적인 애정행각을 담은 ‘욕망’은 인터넷과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된다.

●코미디

국산 코미디 영화 세 편이 같은 날 개봉한다. 주연 배우들의 지명도와 ‘개인기’에 초점이 맞춰졌다. ‘목포는 항구다’는 조폭 두목 역의 차인표와 조직에 잠입한 소심한 형사 역의 조재현이 이루는 연기 앙상블이 눈길을 끈다. ‘모범생’ 차인표가 걸쭉한 사투리를 뱉어내며 변신한다. 그룹 NRG의 이성진을 비롯해 유동근, 이문식이 주연한 ‘어깨동무’는 형사 행세를 하는 조폭 일당들의 좌충우돌을 그렸다. ‘그녀를 믿지 마세요’는 ‘사기의 여왕’(김하늘)이 순진한 시골 약사 희철(강동원)의 약혼녀 행세를 하면서 ‘생사람’을 잡는다는 얘기다. ‘신부의 아버지’에 출연했던 스티브 마틴이 출연한 ‘열두 명의 웬수들’은 열두 명의 자녀를 돌보며 골치를 앓는 아버지를 통해 대가족의 애환을 그렸다. ‘스쿨 오브 락’은 못생기고 뚱뚱하다는 이유로 밴드에서 쫓겨난 록밴드 단원이 초등학생 록 밴드팀을 만든다는 이야기다.

●어드벤처·애니메이션

‘스파이키드 3D’는 컴퓨터 게임에 정신이 빠진 누나를 구출하기 위해 게임 속으로 뛰어드는 꼬마 스파이의 활약상을 그렸다. 특수 안경을 쓰고 보는 3차원 입체영화로 실베스터 스탤론, 안토니오 반데라스, 셀마 헤이엑 등 호화 배역진의 ‘유치한 체하는’ 연기가 재미있다. ‘엘시드-전설의 영웅’은 한 귀족 성주의 아들이 스페인의 국민 영웅으로 탄생하게 된 역사적 이야기를 담은 스페인 애니메이션. ‘쥐라기 공원’을 쓴 마이클 크라이튼의 원작을 영화로 만든 ‘타임 라인’은 유적 발굴에 나선 고고학 교수 일행의 시간 여행을 다뤘다.

이승재기자 sj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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