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음반]“음악으로 수채화 그렸죠” 뉴에이지 음반 발표 지 박

  • 입력 2004년 1월 29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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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감독 김기덕)의 음악을 맡았던 지 박(27·본명 박지웅·사진)이 뉴에이지 아티스트로 데뷔했다. 지 박은 최근 뉴에이지 연주 음반 ‘소 새드(So Sad)’를 발표했다.

지 박은 미국 할리우드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영화음악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음악가의 이름을 딴 제리 골드스미스 상과 미국저작권협회(ASCAP)가 주는 영화음악가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다음달 중순에는 뉴욕 한인협회가 주는 ‘한국을 빛낸 예술가’상도 받는다.

그는 뉴에이지 음악과 영화음악을 거의 같은 반열에 둔다. 클래식을 뿌리로 하되 뉴에이지음악이 영화음악에 비해 단아하다는 것.

“한국에서는 뉴에이지가 명상 등 종교와 관련 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뉴에이지의 효시는 쇼팽의 피아노 연주곡입니다. 뉴에이지는 피아노 연주에 서정을 풍부하게 넣은 곡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가 첫 음반에 강조한 것은 ‘감성 코드’다. 조지 윈스턴처럼 음과 음 사이의 공명을 강조하기보다 곡의 멜로디 전개와 풍부한 서정에 초점을 맞췄다. 음반 타이틀을 ‘너무 슬픈’이란 뜻으로 지은 것도 그 때문이다. 이 음반의 수록곡 ‘쉬 이즈’(She Is), ‘퍼스트 러브’(First Love), ‘엔드리스 스카이’(Endless Sky) 등 12곡을 깊은 밤에 들으면 슬픔이 밀려온다는 평이 나온다. 지 박도 “그래서 팬들이 자정 경 이 음악을 들었으면 한다”고 권했다.

수록곡들이 수채화처럼 단아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점도 이 음반의 특징. ‘데이트’는 연인이 해변가에서 데이트하는 모습을, ‘클라우디 드림(Cloudy Dream)은 뿌연 안개 속을 조용히 걸어가는 장면을 연상시킨다. 지 박은 “영화음악을 하다보니 평소 음악과 회화의 접목을 추구해온 게 스며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지 박은 9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줄리어드음대, 버클리 음대, 미국 UCLA 영화음악과를 졸업했다. 지난해부터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한국의 영화시장이 급성장하는 시기여서 미국 할리우드보다 훨씬 더 다양한 음악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영화 ‘사마리아’의 음악작업을 마쳤고, 영화 ‘인형의 집’ ‘첼로’의 음악도 맡았다.

“그동안 써놓은 곡이 1000곡이 훨씬 넘는데, 이를 공개하지 못하면 너무 아까울 것 같아서 내친 김에 음반을 냈지요.”

그는 4월 중순 콘서트도 갖는다.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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