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色다른 한국 생활 '서바이벌' 대탐험

  • 입력 2004년 1월 29일 16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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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에서 마주치는 외국인들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그만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외국인들이 늘었다는 애기다. 이들은 서울에서 어떤 삶을 살까. 사람을 사귀고 필요한 정보를 얻고 취미를 즐기는 일상생활 속에서 서울은 살기 좋은 국제 도시로 느껴질 것인가. 사진은 롯데월드 민속물관 앞에서 만난 서울 거주 외국인들. 이종승기자

거리에서 마주치는 외국인들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그만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외국인들이 늘었다는 애기다. 이들은 서울에서 어떤 삶을 살까. 사람을 사귀고 필요한 정보를 얻고 취미를 즐기는 일상생활 속에서 서울은 살기 좋은 국제 도시로 느껴질 것인가. 사진은 롯데월드 민속물관 앞에서 만난 서울 거주 외국인들. 이종승기자

서울 거리에서 마주치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서울 생활에 녹아있는 그들을 보며 ‘국제도시 서울’을 느낀다. 서울 곳곳에는 외국인들이 밀집한 거주지도 형성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비자를 받아 서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0만2882명으로 서울 인구의 1%다. 서울주민 100명 중 1명은 외국인이라는 얘기다.

낯선 곳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어디에서라도 일상을 보내고 친구를 사귀며 여가를 즐기는 나름대로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기 마련.

▼관련기사▼

- 서울속 '외인지대'
- 인터내셔널 하우스 탐방

한국인들에겐 대수로울 것 없는 서울에서의 생활을 그들은 어떻게 꾸리고 있는지, 서울은 과연 이들에게도 살 만한 도시인지 외국인들의 ‘서울 서바이벌(Seoul Survival)’을 들여다봤다.

○ 서울에서 정착하기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미용실 토니 앤드 가이는 영국에 모기업이 있는 다국적 미용실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15일 오전 11시, 손님들 사이에 외국인 여성 두 명이 눈에 띈다. 컬러링을 위해 머리에 은박지를 잔뜩 붙이고 앉아있는 한 여성에게 다가가자 그는 “평소에는 이보다 훨씬 멋진 모습이에요. 알죠?”라며 웃음소리를 높였다.

활기찬 이 미국인은 린 시에슬락. GM대우의 플래닝(설비 관리부문) 부사장인 론 시에슬락의 아내로 한국에 온 지 2년 됐다. 그는 “한달에 한 번 이곳을 찾는다. 영어가 자유롭게 통하고 서양인 머리 색상을 잘 살리는 컬러가 많다”고 말했다.

열흘 뒤인 24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카페 서울셀렉션. 외국인들에게 한국영화와 책을 소개하는 이곳에서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 DVD의 영문자막판을 상영 중이었다. 진지한 표정의 한 외국인 여성에게 말을 걸자 “얼마 전 토니 앤드 가이에서도 동아일보 기자를 만났는데…”라며 신기해했다. 서로 다른 기자가 각각 취재했는데 같은 인물이었던 것. 우연히 중복된 만남에 대해 린은 “나처럼 서울에 사는 외국인들의 네트워킹에 일정한 패턴이 있는 게 아닐까”라고 해석했다.

린처럼 자신이나 배우자의 직장관계로 서울에 오는 서양인들은 외국인 정착 지원 모임들을 적극 활용한다. 때문에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장소는 대개 비슷비슷하다. 주로 영어가 통하고 서비스가 일정 수준 이상인 곳들이다.

린 역시 서울에 오자마자 ‘미국인 여성클럽’을 통해 장기거주 외국인들의 자원봉사단체 ‘포커스’를 소개받았고 그곳에서 교통수단과 병원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또 ‘서울국제여성협회’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며 주말엔 ‘로열 아시아틱 소사이어티’ 멤버들과 함께 서울과 근교를 여행한다. 문화 정보는 서울셀렉션의 e메일 뉴스레터를 통해 얻는다.

○ 북미·유럽인 vs 일본·중국인

대사관 중심의 외국인 커뮤니티는 오래됐지만 입국 외국인이 연간 10% 이상씩 늘어난 98∼2000년을 기점으로 외국인 정착을 지원하는 민간 서비스도 많아졌다. 또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는 관공서의 지원 센터나 민간차원의 교류 네트워크도 서서히 생겨나고 있다.

덕분에 서울에서의 기본적인 생활은 그리 어렵지 않다.

AIG 인터내셔널 서비스는 주로 다국적 기업 임원들에게 한국문화 오리엔테이션과 서울 서바이벌 트레이닝을 실시하고 있다. 일정기간 길 찾기, 우체국 은행 방문하기 등 ‘생존’에 필요한 필수코스를 트레이너가 따라다니며 가르친다.

‘그랜드 힐튼 레지던스’처럼 호텔수준의 고급 주거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드 레지던스’도 10여개나 된다. 집구하기에서 자녀 학교문제, 사소한 가전제품 수리에 이르기까지 외국인들을 돕는 리로케이션 서비스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북미, 유럽인들이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다국적 네트워크의 도움을 많이 받는 반면 일본, 중국인들은 자기들끼리의 비공식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편이다. 서울시 외국인지원센터에도 서양인들은 자주 찾아오지만 일본, 중국인 거주자들이 도움을 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난해 3월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아파트에 입주한 우에니시 아키후미(파나소닉코리아 PR&플래닝 팀장)는 “서울 거주 일본인들의 모임인 ‘서울재팬클럽’에 가입했지만 그 보다는 아내가 참여하는 일본인 학교 엄마들의 모임이나 회사의 한국인 동료들처럼 비공식 네트워크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 외국인들을 괴롭히는 것들

①서울 서초동 김민희 덴털 클리닉에서 모로코인 타릭 이잘티가 치과 진료에 대한 상담을 하고 있다.②강남구 신사동의 '인터내셔널 하우스'에서 한 서울 거주 미국인이 한국인 등을 상대로 영어강좌를 하고 있다.③명상교실에서도 외국인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서울 명동의 '수선재'에서 명상을 배우는 외국인.

외국인에게 언어문제가 가장 불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서울의 ‘글로벌 지수’를 깎아내리는 것은 교통과 의료 주거 교육 등의 문제다. 이제 서울 시내 웬만한 곳은 영어나 한자 표기가 돼있는 덕분인 듯하다.

산업자원부 외국인투자지원센터가 지난해 6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1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들은 생활에서 가장 불편한 것(복수응답)으로 교통문제(57.4%)을 들었고 그 다음으로 의료, 주거, 교육, 레저오락을 꼽았다.

교통에 대한 불만은 난폭운전을 비롯, 교통질서 위반, 주차장 부족 순으로 많았다. 이들은 “한국에서의 운전은 위험해 회사에서 운전을 금하고 있다” “버스가 지정된 장소에 서지 않고 운전 매너가 최악이다”는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리로케이션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교육이다. 리로케이션 업체 ‘낸시 비즈코’의 박소영 사장은 “외국인들도 집을 구하는 조건의 1순위가 아이들 학교, 2순위가 회사 위치”라며 “연희동, 성남, 개포동의 외국인학교를 제외하곤 시설과 교육환경이 좋은 외국인 학교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의 설문조사에서도 “우수한 외국인학교가 너무 적다” “교육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한국문화에 대한 강제주입이 많다”등 교육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외국인학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업자원부와 서울시는 용산구 보광동에 2006년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학교를 한 곳에 모은 다국어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

○ 외국인을 돕는 외국인들

일상적 정착을 뛰어넘어 심리치료 명상 언어 등 미묘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외국인들을 돕는 외국인들도 느는 추세다.

캐나다인 이본 말런판트(한국외국어대 영어학부교수)는 외국인들에게 심리치료를 해주는 카운슬러다. 1999년부터 온라인 상담 사이트 ‘Soul to Seoul’을 운영하며 한국인 미국인 등 5명의 카운슬러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오면 처음 한, 두 달은 ‘허니문’ 기간으로 모든 게 신기하지만 석 달이 지나면 문화적 충격을 호소해온다”고 한다.

그는 “이들은 한국에서 사적 공간이 인정되지 않는 것을 가장 고통스러워 한다”고 지적한다. 학원 영어강사로 오는 서양인들은 주로 학원이 제공하는 숙소에서 난생 처음 보는 이와 함께 방을 쓰게 하는데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네덜란드인 론 카트베크는 이태원에서 ‘매직 폰드 요가스쿨’을 운영한다. 이 곳에는 외국인들은 심리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찾아온다. 요가교실에서 만난 핀란드인 라나 라바넨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요가교실을 찾았다”면서 “유럽과 미국 중국을 떠돌아다니며 감정에 따라 생활하던 이전과 달리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국어 입문서 ‘Roadmaps to Korean’을 펴내기도 한 캐나다인 리차드 해리스(영어강사)는 1주일에 한번씩 외국인 3명에게 한국어 과외를 한다. 그는 “학원에서는 외국인에게 극존칭어만 가르쳐서 어린 아이에게 ‘∼하셨어요’ 같은 우스꽝스러운 말을 하게 된다. 말의 뉘앙스를 알아야 문화를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 서울에서 오래 살았지만…

외국인들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해서 서울을 살기 좋다고 할 수 있을까.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해도 이방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내-외국인간의 활발한 교류가 없는 한 ‘국제도시 서울’은 아직 멀었는지도 모른다.

14년 넘게 서울에서 사는 호주인 조이 존스(구세군대한본영 특무)는 지난해 말 종로의 시네코아에서 영문자막이 있는 ‘실미도’를 관람했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몇 번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본 적은 있지만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었다. 영문자막으로 된 한국영화는 거의 없었기 때문.

“이제야 한국의 역사적 배경을 온전히 알게 됐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듯 했다”는 것. 영화자막 같은 사소한 배려가 국제화 수준을 끌어올린 셈이다.

외국자본 투자유치를 위해 외국인들도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러나 해리스씨는 “서울에 오래 살았지만 아직도 수시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한국인들의 태도가 아직도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 반면 대림동에서 만난 중국동포 윤지성씨는 “한국 사람들은 인사성이 밝고 열정적이지만 교포라고 좀 깔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과 함께 달라져야 할 것은 이들을 포용하려는 ‘태도’이다.

북미, 유럽인들이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다국적 네트워크의 도움을 많이 받는 반면 일본, 중국인들은 자기들끼리의 비공식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편이다. 서울시 외국인지원센터에도 서양인들은 자주 찾아오지만 일본, 중국인 거주자들이 도움을 청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지난해 3월 일본인들이 많이 사는 용산구 동부이촌동의 아파트에 입주한 우에니시 아키후미(파나소닉코리아 PR&플래닝 팀장)는 “서울 거주 일본인들의 모임인 ‘서울재팬클럽’에 가입했지만 그보다는 아내가 참여하는 일본인 학교 엄마들의 모임이나 회사의 한국인 동료들처럼 비공식 네트워크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 외국인들을 괴롭히는 것들

서울의 ‘글로벌 지수’를 깎아내리는 것은 교통과 의료 주거 교육 등의 문제다. 이제 서울 시내 웬만한 곳은 영어나 한자 표기가 돼있는 덕분인지 이번 취재에서 언어상의 불편을 호소하는 외국인은 별로 없었다.

산업자원부 외국인투자지원센터가 지난해 6월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18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이들은 생활에서 가장 불편한 것(복수응답)으로 교통문제(57.4%)을 들었고 그 다음으로 의료, 주거, 교육, 레저오락을 꼽았다.

교통에 대한 불만은 난폭운전을 비롯, 교통질서 위반, 주차장 부족 순으로 많았다. 이들은 “한국에서의 운전은 위험해 회사에서 운전을 금하고 있다” “버스가 지정된 장소에 서지 않고 운전 매너가 최악이다”는 등의 불만을 토로했다.

리로케이션 서비스를 하는 사람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교육이다. 리로케이션 업체 ‘낸시 비즈코’의 박소영 사장은 “외국인들도 집을 구하는 조건의 1순위가 아이들 학교, 2순위가 회사 위치”라며 “연희동, 경기 성남시, 개포동의 외국인학교를 제외하곤 시설과 교육환경이 좋은 외국인 학교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의 설문조사에서도 “우수한 외국인학교가 너무 적다” “교육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한국문화에 대한 강제 주입이 많다” 등 교육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외국인학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산자부와 서울시는 용산구 보광동에 2006년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학교를 한 곳에 모은 다국어 학교를 설립하기 위해 추진 중이다.

○ 외국인을 돕는 외국인들

일상적 정착을 뛰어넘어 심리치료 명상 언어 등 미묘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외국인들을 돕는 외국인들도 느는 추세다.

캐나다인 이본 말런판트(한국외국어대 영어학부교수)는 외국인들에게 심리치료를 해주는 카운슬러다. 1999년부터 온라인 상담 사이트 ‘Soul to Seoul’을 운영하며 한국인 미국인 등 5명의 카운슬러들과 함께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 오면 처음 한두 달은 ‘허니문’ 기간으로 모든 게 신기하지만 석 달이 지나면 문화적 충격을 호소해온다”고 한다.

그는 “이들은 한국에서 사적 공간이 인정되지 않는 것을 가장 고통스러워 한다”고 지적한다. 학원 영어강사로 오는 서양인들은 주로 학원이 제공하는 숙소에서 난생 처음 보는 이와 함께 방을 쓰게 하는데 그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많다.

네덜란드인 론 카트베크는 이태원에서 ‘매직 폰드 요가스쿨’을 운영한다. 이곳에는 외국인들이 심리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찾아온다.

요가교실에서 만난 핀란드인 라나 라바넨은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요가교실을 찾았다”면서 “유럽과 미국 중국을 돌아다니며 감정에 따라 생활하던 이전과 달리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한국어 입문서 ‘Roadmaps to Korean’을 펴내기도 한 캐나다인 리처드 해리스(영어강사)는 1주일에 한번씩 외국인 3명에게 한국어 과외를 한다. 그는 “학원에서는 외국인에게 극존칭어만 가르쳐서 어린 아이에게 ‘∼하셨어요’ 같은 우스꽝스러운 말을 하게 된다. 말의 뉘앙스를 알아야 문화를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고 했다.

○ 서울에서 오래 살았지만…

외국인들의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해서 서울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을까.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춰졌다고 해도 이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 내외국인간의 활발한 교류가 없는 한 ‘국제도시 서울’은 아직 멀었는지도 모른다.

14년 넘게 서울에서 사는 호주인 조이 존스(구세군대한본영 특무)는 지난해 말 종로의 시네코아에서 영문자막이 있는 ‘실미도’를 관람했을 때의 감격을 잊지 못한다. 몇 번 극장에서 한국영화를 본 적은 있지만 한국말을 잘 알아듣지 못했었다. 영문자막으로 된 한국영화는 거의 없었기 때문.

“이제야 한국의 역사적 배경을 온전히 알게 됐다.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듯 했다”는 것. 영화 자막 같은 사소한 배려가 국제화 수준을 끌어올린 셈이다.

외국자본 투자유치를 위해 외국인들도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지는 이미 오래다. 그러나 해리스씨는 “서울에 오래 살았지만 아직도 수시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한국인들의 태도가 견디기 힘들다”고 한다. 반면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만난 중국동포 윤지성씨는 “한국 사람들은 인사성이 밝고 열정적이지만 교포라고 좀 깔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환경’과 함께 달라져야 할 것은 이들을 포용하려는 ‘태도’이다.

▼말말말▼

▽ “낯선 한국인이 갑자기 ‘미국사람이냐?’고 말을 걸며 영어회화 연습을 하려들 때가 많다. 길거리를 오가는 서양인들을 ‘영어선생’ 정도로 생각하는 거다. 게다가 난 미국사람도 아닌데. 미국인이 아닌 서양인이 ‘미국 사람이냐?’는 질문을 받을 때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아는가?”(이본 말런판트·캐나다)

▽ “한국은 다 휴대전화로 연결돼 있는 것 같다. 언젠가 길바닥의 얼룩에 대고 소리치는 남자를 보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중이더라.” (데이비드 리치·미국)

▽ “한국인 친구가 ‘차선을 바꿀 때 미국에서처럼 고개를 돌려 사각지대를 보지 말고 눈치껏 하라’고 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무시하다가 추돌사고를 냈다. 그런 미국인들이 꽤 많다. 그런데 아직도 사각지대를 확인하지 않고 차선을 바꿀 만큼 튼튼한 눈치가 안 생긴다.”(데이비드 켄달·미국)

▽ “서울사람은 한 사람당 소주 3, 4병은 마시는 것 같아 놀랍기만 하다. 홍콩과 일본에서는 맥주로 시작해 위스키로 강도를 올리는데 서울은 소주로 시작해 위스키로 끝난다.”(우에니시 아키후미·일본)

▽ “한국 생활은 속도가 너무 빨라서 힘들다. 어떤 일이 급하니까 빨리 해달라고 해서 ‘언제까지요?’하고 물어보면 ‘내일까지요’ 같은 대답을 들을 때가 많다.”(리처드 해리스·캐나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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