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인상파 그림같은…美 여성사진작가 퍼킨스展

  • 입력 2003년 12월 18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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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킨스 작 ‘굳바이 리비(Goodbye Libby)’(2003년작). 튜울립 다발을 찍은 모양으로 친구 리비에게 바치는 작품이다. 사진제공 표화랑
퍼킨스 작 ‘굳바이 리비(Goodbye Libby)’(2003년작). 튜울립 다발을 찍은 모양으로 친구 리비에게 바치는 작품이다. 사진제공 표화랑
미국 시카고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여성 사진작가 진 D 퍼킨스(61)는 감성적이고 회화적인 사진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10월 시카고의 대형화랑인 제임스 타이거만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가졌던 작가가 서울에서도 사진전을 연다.

그의 작업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적 작업의 혼합이다. 사진사가 천을 뒤집어쓰고 사진을 찍는 옛날 사진관의 카메라를 고집하는 작가는 대상의 초점을 최대한 흐리게 찍은 뒤 형태를 실루엣으로만 표현한다. 그는 사진을 인화하지 않는다. 필름을 스캔해 컴퓨터로 옮긴 뒤 투박하고 거친 재질의 종이를 대형 잉크젯 프린터에 넣어 출력한다.

퍼킨스의 사진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요소는 색채. 사진 속에서 몸이나 얼굴, 물질의 흐릿한 윤곽을 경계로 드러나는 다양한 색채들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대학에서 광고학을 전공했던 그는 광고회사에서 일하다 뒤늦게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사진학을 배운 뒤 본격적으로 사진가의 길을 걷고 있다. 이번 전시를 위해 방한한 퍼킨스는 “사람의 감각기관은 1초에 1000만개가 넘는 정보를 받아들이지만, 머리로 배운 것에만 의지해 사물을 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지 못한다”며 “배우고 느끼는 것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카메라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대상을 찍는다고 하지만 사진은 실제의 주관적인 한 측면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퍼킨스는 일상에서 만나는 친구, 부모, 자신이 사는 집, 이웃 등 주변 소재를 작품에 등장시킨다. 이번 전시회는 낯익은 장소와 인물을 소재로 한 ‘무희’ ‘장소’ ‘명상‘ ’인물‘ 등 4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가로 세로 각 1m 크기의 작품 23점이 전시 중이다. 내년 1월12일까지 서울 신사동 표화랑. 02-543-7337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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