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때아닌 모기떼 출현

  • 입력 2003년 11월 11일 14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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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중순으로 접어들었는데도 길거리에 모기떼가 출현하고 있다.

모기들이 따뜻한 집안으로 숨어들어 겨우 내 흡혈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길거리에서 떼 지어 다니는 모기가 시민들을 놀래키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앞 아파트 단지 입구와 근린공원에서는 해질녘 어렵지 않게 모기떼가 발견된다.

9만평인 호수가 있고 호수공원 앞에는 오피스텔 등의 공사 현장의 웅덩이가 많아 모기들이 서식하기 좋기 때문.

경기도 제2청사 보건위생과는 "거주지 보건소에 신고하면 즉시 방역조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한 겨울에도 모기와 관련된 민원이 접수되면 즉시 방역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길거리에 모기떼가 나타날 정도라 모기약도 아직 팔리고 있다.

대웅제약은 "한겨울에도 가정 내에 모기가 서식해 훈증 제품은 겨울철에도 꾸준히 판매가 있었다"며 "예년 같으면 비수기라 반품이 들어와야 할 분무형 살충제가 지금도 조금씩 주문이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미뤄 야외에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추측된다"고 밝혔다.

모기 유충은 얼음이 얼어도 물밑에서 생존할 수 있고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충분히 번식이 가능하다.

요즘 길거리에 모기떼가 나타나는 것은 암모기가 월동에 들어가기 전 교미하기 위한 것으로 수컷들이 암컷에게 구애의 군무를 추는 모습이며 이들은 흡혈활동은 하지 않는다. 수컷은 월동하지 못하고 죽게 되며 교미에 성공한 암컷은 흡혈활동을 멈추고 봄까지 습하고 어두운 곳에서 월동하게 된다.

모기 생태 전문가인 서울보건대학 환경보전과 양영철(梁榮哲·39) 겸임교수는 "공사장 웅덩이나 저수조 등 도심 모기 서식지는 눈에 띄지 않아 이달 말까지는 쉽게 번식할 수 있다"며 "집안의 모기 중 월동하는 개체는 흡혈하지 않지만 늦가을 이후 성충이 된 모기는 겨우 내 흡혈하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양=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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