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연출가로…장두이 "내 몸이 두개라면"

  • 입력 2003년 10월 15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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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제12차 남북장관급회담 1차 전체회의에서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왼쪽)와 김영성 북측 단장이 악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15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제12차 남북장관급회담 1차 전체회의에서 정세현 남측 수석대표(왼쪽)와 김영성 북측 단장이 악수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저는 일을 시작할 때 몸에게 먼저 물어봅니다. 몸이 견딜 수 있는가 하고요. 지금은 견딜 만하니까 괜찮아요.”

요즘 연극계에서 장두이(51·사진)만큼 바쁜 인물이 또 있을까. 배우 겸 연출가인 그는 23일부터 사뮈엘 베케트의 부조리극 ‘게임의 종말’(11월 9일까지·국립극장 별오름극장·02-763-1727)에서 주인공 햄으로 출연한다. 이 연극의 막이 오른 바로 다음 날, 자신이 연출하는 연극 ‘무지개가 뜨면 자살을 꿈꾸는 여자들’(24일∼11월 30일·알과핵 소극장·02-745-8833)’이 시작된다. 그래서 요즘 그는 낮이면 ‘게임의 종말’ 연습실에서, 저녁엔 ‘무지개…’의 연습실에서 땀을 흘린다. 연습이 없는 날에는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로서 후학들도 가르친다.

두 작품 중 어느 쪽에 애정이 더 쏠릴까. 장두이는 배우로 출연하는 ‘게임의 법칙’을 먼저 꼽았다.

연극 ‘게임의 종말’의 주인공 햄으로 분장한 장두이. -사진제공 극단 미학

“연극은 배우의 예술입니다. 연출을 하면 아무래도 연극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죠. 하지만 배우는 연극 자체에 금방 빠져들 수 있어 좋아요.”

더구나 ‘게임의 종말’은 학창시절부터 좋아했던 작품. 눈먼 장애인 햄과 그가 노예로 부리는 클로브를 통해 ‘억압’과 ‘자유’에 대해 이야기한다. ‘무지개…’의 상연 날짜가 이미 잡힌 상태였지만 ‘게임의 종말’ 연출가 정일성의 전화를 받고 즉석에서 출연을 결정했다. ‘무지개…’는 히스패닉과 흑인의 이야기를 다룬 미국 연극. 이번에 그는 한국 여자의 이야기로 번안해 연출한다.

“이제는 하고 싶은 작품만 하기로 했어요. 좋은 연극만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랍니다.” 그는 두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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