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위대한 회화의 시대-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 참관을 위해 내한한 네덜란드의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 프레데렉 판 쿠츠벨트 관장은 전시장을 둘러 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미술사를 공부하고 갤러리 등에서 일한 뒤 14년 전 이 미술관 관장으로 취임한 그는 “무엇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네덜란드의 문화를 한국인과 함께 향유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 작품 50점을 대여해 준 헤이그의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은 ‘작지만 강한 나라 네덜란드’답게 ‘작지만 알찬 컬렉션’으로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미술관. 16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왕궁이 미술관으로 바뀌었다. 명칭은 네덜란드 독립영웅 오란녀(Orange) 가문의 후손 요한 마우리츠(1604∼1679)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미술관은 1625∼1795년 오란녀가(家)에서 렘브란트, 프란츠 할스, 베르미어 등 당대 거장들의 작품들을 집중 수집한 것이 네덜란드 대표 미술관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렘브란트의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와 베르미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비롯해 꽃 그림으로 유명한 알스트와 드 헤임, 겨울 풍경을 즐겨 그린 아퍼캄프, 바로크의 거장 루벤스, 초상화의 거장 반다이크 등 서양회화사의 기념비적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소장품은 1000여점에 불과하지만 수준이 워낙 높아 전 세계에서 대여 문의가 잇따른다고 쿠츠벨트 관장은 소개했다.
그는 “네덜란드로부터 그림을 수송하는 과정이 거의 ‘군사작전 수준’(웃음)이라고 한국 내에서 화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전시기획과 버금가는 수준으로 작품 관리와 보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