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 회화展’에 작품대여 쿠츠벨트 미술관장

  • 입력 2003년 8월 21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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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한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의 프레데렉 판 쿠츠벨트 관장. 전시회를 앞두고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그림 공수작업을 벌여 소장품 관리의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 -강병기기자
내한한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의 프레데렉 판 쿠츠벨트 관장. 전시회를 앞두고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그림 공수작업을 벌여 소장품 관리의 높은 수준을 보여줬다. -강병기기자
“오랜 역사와 역동성을 함께 지니고 있는 한국 미술계와 인연을 맺게 되어 기쁩니다. 무엇보다 전시장 수준이 세계적이고 전시도 주제를 잘살려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해 만족스러워요.”

15일부터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위대한 회화의 시대-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란드 회화전’ 참관을 위해 내한한 네덜란드의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 프레데렉 판 쿠츠벨트 관장은 전시장을 둘러 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미술사를 공부하고 갤러리 등에서 일한 뒤 14년 전 이 미술관 관장으로 취임한 그는 “무엇보다 이번 전시를 통해 네덜란드의 문화를 한국인과 함께 향유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 작품 50점을 대여해 준 헤이그의 마우리츠하위스 왕립미술관은 ‘작지만 강한 나라 네덜란드’답게 ‘작지만 알찬 컬렉션’으로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미술관. 1600년대 초반에 지어진 왕궁이 미술관으로 바뀌었다. 명칭은 네덜란드 독립영웅 오란녀(Orange) 가문의 후손 요한 마우리츠(1604∼1679)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 미술관은 1625∼1795년 오란녀가(家)에서 렘브란트, 프란츠 할스, 베르미어 등 당대 거장들의 작품들을 집중 수집한 것이 네덜란드 대표 미술관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됐다. 렘브란트의 ‘튈프 박사의 해부학 강의’와 베르미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비롯해 꽃 그림으로 유명한 알스트와 드 헤임, 겨울 풍경을 즐겨 그린 아퍼캄프, 바로크의 거장 루벤스, 초상화의 거장 반다이크 등 서양회화사의 기념비적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소장품은 1000여점에 불과하지만 수준이 워낙 높아 전 세계에서 대여 문의가 잇따른다고 쿠츠벨트 관장은 소개했다.

그는 “네덜란드로부터 그림을 수송하는 과정이 거의 ‘군사작전 수준’(웃음)이라고 한국 내에서 화제가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전시기획과 버금가는 수준으로 작품 관리와 보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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