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입장불가!"…러 아이스발레단 잇단 내한공연

  • 입력 2003년 8월 3일 17시 20분


무더위를 식히는 데 얼음만 한 것이 없다. 곱게 갈아 빙수로 만들어 먹거나 얼음 한 조각을 옷 속에 넣어 ‘원초적’으로 냉기를 느껴볼 수 있다. 또 한여름에 실내 링크를 찾아 얼음판 위를 달려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그리고 하나 더. 몸뿐 아니라 마음까지 식힐 요량이라면 빙판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공연을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

8월 들어 러시아의 아이스발레단들이 잇따라 내한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이 지난해에 이어 ‘신데렐라’를 들고 다시 찾아왔다. 4차례의 내한 공연으로 국내팬들과 친숙한 볼쇼이 아이스발레단도 한국 무대에 선다.

2, 3일 전북 전주 공연을 마친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단은 7일부터 17일까지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발레단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를 ‘얼려서’ 사용할 계획. 먼저 무대 위에 가로 세로 각 15m 크기의 이동식 아이스링크를 설치한다. 물을 채워 넣을 틀과 냉각 튜브를 설치한 뒤 영하 15도의 부동액과 얼음조각을 튜브로 흘려보내고, 18시간 동안 1시간 간격으로 물을 분사하면 약 10cm 두께의 얼음층이 생겨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단의 ‘신데렐라’(왼쪽)와 볼쇼이 아이스발레단의 ‘볼쇼이 아이스 쇼’. -사진제공 서울예술기획·MBC

상트페테르부르크 아이스발레단은 1967년 콘스탄틴 보얀스키가 창단했다. 아이스발레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단체로 6000회 이상의 공연 기록을 자랑한다. 1995년에는 세계 최초로 미국과 캐나다의 오페라극장에 아이스링크를 설치해 공연을 가졌다.

이번에 공연하는 ‘신데렐라’는 프로코피에프의 음악에 맞춰 안무한 작품으로, 예술성을 강조했다는 것이 발레단측의 설명. 화∼금요일 오후 3시, 7시30분. 토, 일요일 및 공휴일 오후 3시, 6시. 2만∼7만원. 02-548-4480

볼쇼이 아이스발레단은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21일부터 9월 14일까지 공연한다. 호두까기인형, 로미오와 줄리엣, 오페라의 유령, 신데렐라 등 다양한 이야기를 볼쇼이 발레단 특유의 짤막한 토막 공연 형식으로 구성해 선보인다. 주말과 주중 프로그램이 다르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으로 구성된 볼쇼이 아이스발레단은 세계 정상급 스케이터들의 화려한 기교를 선보인다. 나탈리아 베스티미아노바와 안드레이 부킨 커플은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아이스댄스)을 땄고, 옥사나 카자코바와 아르투르 드미트리예프 커플은 198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페어 스케이팅)을 땄다. 알렉세이 우마노프는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의 금메달리스트(남자 솔로) 출신. 발레단의 예술감독 이고르 보블린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러시아 대표팀의 예술 감독을 지냈다.

서울 공연에 앞서 8일부터 17일까지 부산 BEXCO에서 공연한다. 월∼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4시, 7시30분. 일요일 및 공휴일 오후 2시, 5시30분. 2만∼7만원. 서울공연 02-368-1515, 부산공연 053-760-1177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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