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들인 머리… 힙합 바지… ‘불량한 인형’이 온다

  • 입력 2003년 7월 21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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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인형으로 유명한 완구업체 마텔사가 새 인형 시리즈 ‘플레이버스’를 내년 상반기에 선보인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최근 전했다.

44년간 이 회사의 간판상품이었던 바비는 늘씬한 몸매에 ‘인형 같은’ 얼굴을 갖고 있으며 간호사 우주비행사 커리어우먼 공주 등으로 만들어져 어린 소녀들의 마음을 빼앗아왔다. 반면 플레이버스는 큰 머리에 부루퉁히 오므린 입술, 불량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염색 머리카락에 힙합 스타일의 청바지를 입고 있다.

마텔은 그동안 새로운 인형 라인을 내놓기보다는 바비를 그때그때 다른 버전으로 내놓는 전략을 써왔다. 기존의 바비 점유율을 잠식할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플레이버스를 내놓기로 한 것은 또 다른 완구업체 MGA사가 2001년 여름부터 판매한 ‘브라츠’ 시리즈가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 브라츠 역시 머리가 크고, ‘껄렁껄렁해 보이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바비는 1997년 19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브라츠가 등장하기 전까지 패션 인형 중 8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해 왔다. 그러나 브라츠가 인기를 끌면서 바비의 점유율은 70%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신문은 “마텔이 지난해 더 멋지고 첨단 유행을 보여주는 바비로 브라츠에 맞서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분석했다.브라츠는 한 대형 유통업체의 바이어가 MGA사에 “바비와 경쟁이 될 만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해 나오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브라츠는 마텔사에서 기획됐다가 제품 테스트 단계에서 폐기된 것을 베껴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두 회사 모두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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