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당뇨병환자의 여름나기…단 음료수는 '악마의 유혹'

  • 입력 2003년 5월 11일 17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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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은 대한당뇨병학회가 정한 제2회 ‘당뇨발견의 날’.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17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 광장에서 당뇨 건강걷기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 함께 참여하는 100여명의 의료진은 참가자들에게 무료혈당검사와 당뇨병에 관한 무료상담을 해준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면서 당뇨병 환자는 혈당조절이 힘들어진다. 인제대 의대 상계백병원 내분비내과 고경수 교수는 “더운 날씨에 단 성분이 든 음료수를 지나치게 마시면 고혈당으로 소변 배출이 많아져 탈수와 급격한 혈당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날씨가 덥고 습하면서 발에 생기는 무좀이나 습진 등은 발 합병증을 더욱 악화시킨다. 병원에 입원한 전체 당뇨병 환자의 10∼20%는 발 합병증 때문에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김경래 교수는 “발 합병증 치료로 장기간 병원생활을 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발을 절단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경고했다.

▽음료수 마시기=날씨가 무더워지면서 당뇨병 환자도 갈증 해소를 위해 음료수나 빙과류를 많이 먹게 된다. 음료수에는 당분이 많아 혈당조절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스포츠 음료는 체내 흡수 속도가 빨라 다른 음료에 비해 갈증을 신속하게 없애 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60∼80㎉ 정도의 열량이 있어 혈당조절을 어렵게 할 수 있다. 무설탕 무가당을 내세운 음료수 중에도 설탕이나 포도당 대신 과당이나 올리고당이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때도 체내에 혈당이 올라가므로 되도록 시원한 냉수나 끓여 식힌 보리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또 냉녹차, 레몬을 띄운 냉홍차, 싱겁게 끓여 냉장고에 넣어둔 미역국이나 오이냉국도 혈당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과일만 먹을 경우 혈당을 높일 수 있으므로 요령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과일 대신 생과일주스에 얼음을 넣어 희석해서 마시거나, 우유 과일 아스파탐(인공감미료) 삶은 팥 등으로 과일빙수를 만들어 먹는다.

화채를 만들어 먹을 때는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넣어 단맛을 내 시원하게 해서 먹는다. 화채는 1일 1∼3컵 정도 마실 수 있다.

▽발 관리=날씨가 더워지면서 당뇨병환자들의 활동량이 늘고 있다. 이때 발 관리를 소홀히 하면, 가벼운 상처로도 살이 패는 궤양이나 살이 썩는 괴저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많이 걸어야 할 때는 새 신발보다 평소 잘 길들여진 편한 신발을 신고 다니는 것이 좋다.

물가, 해변가, 수영장에서 맨발로 다니는 것은 금물이다. 꼭 얇은 양말이라도 신고 신발은 발전체를 덮는 것을 선택한다. 샌들은 발의 노출부위가 많아져 유리 조각이나 뾰족한 돌에 찔릴 가능성이 많다. 이때 생긴 작은 상처는 심한 발 감염증의 시작이 될 수 있다. 특히 당뇨병 합병증인 말초신경병증으로 발의 감각이 둔해지면 발에 상처가 나도 다친 것을 모르기 때문에 상처가 덧나기 쉽다. 슬리퍼도 안정성이 없어서 다치기 쉬우므로 신지 말아야 한다.

또 매일 주의 깊게 발을 관찰해 상처나 무좀이 생기는지 살펴야 한다. 서울대 의대 내분비내과 박경수 교수는 “피부가 벗겨졌거나 물집이 생겼다면 혼자서 이를 소독하거나 임의로 연고를 바르지 말고 즉각 병원을 방문하여 조기에 치료받아야 나중에 병이 커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발 상처의 색이 변하거나 감각이 변하거나 통증이 심하거나 상처가 부풀어 오거나 발의 모양이 변하면 바로 의사에게 보여야 한다.

발뒤꿈치가 갈라지면 그 틈새로 세균이 침투할 수 있으므로 발을 씻고 말린 뒤 발 뒤꿈치 등에 피부 보습제를 발라 피부가 건조해지거나 갈라지는 것을 예방한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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