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 위해 별도사찰 건축"…해인사 일반인출입 제한키로

  • 입력 2002년 12월 27일 18시 14분


한국 불교를 대표해온 법보(法寶) 사찰 해인사가 창건 1200년을 맞아 일반 불자를 위한 새 신행(信行)공간을 짓는다. 기존 해인사는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해 스님들만의 수행 도량으로 바꿔나갈 예정이다.

해인사를 21세기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사찰로 만든다는 취지로 발원된 이 불사에는 200억원이 투입된다. 새 신행공간은 해인사 성보박물관 옆 터에 2000평 규모로 들어선다. 이 곳에는 10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예불당과 참선실 강당 세미나실 객실 산사체험관 등 일반인들을 위한 수행 및 예배 공간이 들어선다.

해인사는 내년 2월 말까지 설계 공모를 실시해 당선작을 선정할 예정이다. 해인사는 최근 성보박물관에서 이상해 성균관대 교수, 유홍준 명지대 교수,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등이 참여한 가운데 건립 의의 등을 조명하는 심포지엄과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해인사 원철 스님은 “그동안 연간 100만명이 넘는 사람이 관광을 목적으로 찾아와 사찰 본래의 엄숙한 수행 분위기를 만들기 어려웠다”며 “경북 문경 봉암사처럼 1년에 한번만 일반인에게 개방하고 나머지 기간엔 출입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해인사가 신도들뿐 아니라 일반인도 즐겨 찾는 ‘문화 명소’라는 점에서 출입제한 여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고 있다. 해인사는 또 지난해부터 논란을 빚었던 43m 높이의 청동대불 건립을 백지화하는 대신 새 해인사에 어울리는 불상을 제작키로 했다. 해인사는 새 해인사를 설계할 전문가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해 주위 환경에 어울리는 불상을 만든다는 방침 아래 실내불로 축소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서정보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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