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벽돌쌓기' 캠페인 벌이는 백기완 소장

  • 입력 2002년 10월 18일 18시 27분


“너도 일하고, 나도 일하고 그 일한 몫을 너도 나누고, 나도 나누는 것이 바로 ‘노나메기’의 정신이에요. 너도 나도 올바로 잘 살자는 뜻이지.”

통일문제연구소장 백기완(70) 선생이 오랜만에 목청을 돋우며 가슴에 품은 소원 하나를 내놓았다. 40년 전 노나메기 정신을 주장해온 이래로 선생은 땅 한자락이 있으면 ‘노나메기 마실집’을 짓고 싶었다는 것. 노나메기에 ‘서로 왕래하며 어울린다’는 우리말인 마실을 덧붙인 집이다.

몇몇 사람들이 수년전부터 ‘노나메기 마실집 한돌쌓기’ 캠페인을 벌여 돈을 모았다. 그 중에는 노점상과 철거민의 성금도 꽤 있었다. 이들은 지난달 말 강원 동해시 무릉공원 근처에 땅 800평을 구입해 백 선생께 전했다.

“땅문서를 받으면서 눈물을 왈칵 쏟았지. 그러나 어째. 땅이 있어도 집을 올릴 돈이 없으니. 할 수 없이 벽돌 한 장씩이라도 모으자고 다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거요.”

한장에 1만원하는 벽돌 10만장을 모으는 것이 목표지만 쉽게 이뤄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

백선생은 200평 짜리 집을 짓고 싶지만 그저 2만, 3만장이라도 모이면 30평 집이라도 지어서 노나메기 이야기하는 사람들 모아 놀기도 하고 강의도 할 계획이다.

백 선생은 “신혼부부가 해외로 신혼여행을 가지 않고 노나메기 마실집에 스스럼없이 놀러 와 우리 전통을 배우고 가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을 맺었다.

노나메기 마실집 벽돌 한 돌 쌓기에 동참하고 싶은 사람은 국민은행 031-01-0331-930, 농협 049-02-225015로 성금을 보내면 된다. 02-762-0017. www.nonameky.co.kr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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