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한규섭(韓圭燮) 교수팀은 “경남 마산에 사는 박모씨(31·여)가 낳은 아기가 출생 직후 빈혈 등의 증상을 보여 검사한 결과 밀텐버거 혈액형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밀텐버거 혈액형은 ‘A, B, AB, O형’ ‘RH+, RH-형’ 등 인간의 질병과 관련된 20여개 혈액분류체계 중 하나. 이 혈액형을 가진 사람은 태국(인구의 9.7%) 대만(7.3%) 홍콩(6.3%)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흔하지만 중국과 일본, 미국 등에서는 0.1% 미만일 정도로 드물다.
국내에서는 한 교수팀 발표 이전까지 보고된 사례가 없었고 밀텐버거 혈액형을 검사할 혈청 등도 없는 실정이었다.
한 교수팀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밀텐버거 혈액형은 태아의 적혈구를 파괴하는 신생아 용혈성질환과 자신과 다른 피를 수혈받았을 때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수혈부작용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 교수는 “국내에서도 밀텐버거 혈액형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수혈부작용이나 용혈성질환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밀텐버거의 항원 및 항체를 찾아낼 수 있는 희귀 적혈구와 혈청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박씨는 밀텐버거 혈액형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나 아이의 혈액형으로 미뤄보아 아버지는 밀텐버거 항원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