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밀텐버거 혈액형 국내서 첫 발견

  • 입력 2002년 9월 16일 18시 44분


희귀 혈액형인 ‘밀텐버거’ 혈액형을 가진 사람이 최근 국내에서도 발견됐다.

서울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한규섭(韓圭燮) 교수팀은 “경남 마산에 사는 박모씨(31·여)가 낳은 아기가 출생 직후 빈혈 등의 증상을 보여 검사한 결과 밀텐버거 혈액형으로 확인됐다”고 16일 밝혔다.

밀텐버거 혈액형은 ‘A, B, AB, O형’ ‘RH+, RH-형’ 등 인간의 질병과 관련된 20여개 혈액분류체계 중 하나. 이 혈액형을 가진 사람은 태국(인구의 9.7%) 대만(7.3%) 홍콩(6.3%)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흔하지만 중국과 일본, 미국 등에서는 0.1% 미만일 정도로 드물다.

국내에서는 한 교수팀 발표 이전까지 보고된 사례가 없었고 밀텐버거 혈액형을 검사할 혈청 등도 없는 실정이었다.

한 교수팀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밀텐버거 혈액형은 태아의 적혈구를 파괴하는 신생아 용혈성질환과 자신과 다른 피를 수혈받았을 때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수혈부작용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한 교수는 “국내에서도 밀텐버거 혈액형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 만큼 수혈부작용이나 용혈성질환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밀텐버거의 항원 및 항체를 찾아낼 수 있는 희귀 적혈구와 혈청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박씨는 밀텐버거 혈액형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나 아이의 혈액형으로 미뤄보아 아버지는 밀텐버거 항원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차지완기자 marudu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