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포비든 플래닛’ 주역 가수 박기영

  • 입력 2002년 9월 16일 18시 03분


록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에 배우로 데뷔하는 박기영.사진제공 루트원

록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에 배우로 데뷔하는 박기영.사진제공 루트원

여가수 박기영(25)이 10월11일∼24일 서울 LG 아트센터에서 막을 올리는 록 뮤지컬 ‘포비든 플래닛’(원제 Return to the Forbidden Planet)에서 주인공 미란다로 출연한다. 그의 뮤지컬 출연은 처음이다.

‘포비든 플래닛’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템페스트’를 공상과학물로 패러디한 록 뮤지컬로 2020년 우주 공간 수색작업을 떠난 우주선 알바트로스호가 혹성에 불시착하면서 발생하는 해프닝을 다루고 있다.

1989년 영국에서 초연돼 지금까지 장기공연되고 있으며 이듬해 영국 공연 예술계에서 권위를 자랑하는 로렌스 올리비에상의 최고 뮤지컬 부문을 받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 뮤지컬에 대해 ‘셰익스피어와 스타트렉의 만남’ ‘최고의 컬트쇼’라고 찬사를 보냈다.

박기영이 출연하게 된 계기는 음악계 후배 사이로 지내던 ‘포비든…’의 김성수 음악 감독의 제안 덕분. 평소 뮤지컬을 즐겨 보던 박기영은 “제안을 받자 마자 무작정 승낙했다”고 말했다. 8월말부터 연습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지만 연기 춤 노래를 동시에 소화해야하는 뮤지컬은 아직 낯선 편이다.

“본업이 가수인데 은근슬쩍 발을 담가서 그런지 부족함 투성이예요. 프로스페로 박사 역을 맡은 김성기 선배로부터 무대 이동이나 시선 처리법 등을 배우고 있어요. 하지만 여럿이 함께 호흡을 맞추는 공연 예술을 만나는 것은 늘 즐겁고 행복합니다.”

그의 극중 배역인 미란다는 순진무구한 캐릭터다. 주위 남자들로부터 구애를 받지만 템페스트 선장(남경주)을 맹목적으로 사랑한다. 그러나 그는 “평소 ‘삼겹살에 소주’를 즐기는 털털한 성격”이라며 “순진한 척 하는 연기가 낯간지러울 때가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전공’인 노래에 대해서는 선후배 배우들을 가르쳐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클리프 리처드의 ‘더 영 원스’, ‘도어스’의 ‘라이트 마이 파이어’ 등 옛 히트곡들을 열창할 예정이다.

박기영은 97년 데뷔해 ‘시작’ ‘블루 스카이’ 등 히트곡을 발표한 싱어송 라이터로 지난해 12월말 4집을 발표했다.

그는 “음악이 전면에 드러나는 뮤지컬에는 계속 출연하고 싶다”며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을 5집 음반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화수목 오후 8시, 금토 오후 3시 8시, 일 오후 3시 7시(월 쉼). 02-2005-0114.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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