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삭막한 아파트의 은밀한 욕망 ‘405호 아줌마는…’

  • 입력 2002년 9월 10일 17시 55분


단절된 공간인 아파트 속 사람들의 내면을 파고드는 연극 ‘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사진제공 작은파티

단절된 공간인 아파트 속 사람들의 내면을 파고드는 연극 ‘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사진제공 작은파티

‘405호 아줌마는 참 착하시다.’

이것은 13일부터 서울 대학로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막이 오르는 연극의 제목이다. 이 연극은 ‘아파트’라는 삭막한 공간을 통해 현대사회의 단절과 인간의 은밀한 욕망을 들여다보는 작품.

극의 무대는 장미촌 아파트 204동. 결혼한 지 9년만에 집을 마련한 유지호 심인희 부부가 입주하고, 그 맞은 편 아파트에서 몰래 이들의 사진을 찍는 작가 문진수, 아파트 경비원 등이 등장한다.

작품 제목의 ‘405’호는 동창회에서 과음한 유지호가 자신의 집으로 착각하고 들어갔던 아래층 집이다. 오랫동안 비어있던 이 집에서는 죽은 지 여러 달 지난 시체가 썩고 있음이 밝혀진다. 작품은 가족 혹은 이웃에 대한 ‘무관심의 벽’을 쌓게 하는 거대한 콘크리트 건물 속의 일상을 무덤덤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담당 연출가 김동현씨는 “겉으로는 평화로워 보이지만 타인에 대한 배려를 잃어버린 삭막한 현실이 주요 테마”라며 “동일한 실내구조를 가진 두 개의 공간에서 시간을 서로 엇갈리게 함으로써 ‘추리극’적인 요소를 가미했다”고 말했다.

남명렬 이남희 길해연 오달수 등 출연. 화수목 오후 7시반, 금토 오후 4시반 7시반, 일 오후 3시(월 쉼). 1만∼1만5000원. 02-766-3390, 02-747-5161.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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