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생활소품]名車의 손길 생활용품에까지

  • 입력 2002년 8월 22일 16시 08분


거리에서 수입차 전시장이 눈에 띄어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지나친다. ‘지금 당장 수입차를 살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차 전시장에서 차만 파는 것은 아니다. 차가 아니더라도 살만한 것, 볼 만한 것이 의외로 많다. 옷, 가방, 시계, 선글라스 등 수입차 브랜드에서 내놓은 생활용품들이다. 차를 보러 갔다가 덤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지만 최근에는 용품만을 사기 위해 전시장을 찾는 고객도 늘고 있다.

업체별로 자동차의 컨셉트가 다르듯 브랜드별로 내놓는 생활용품에도 자동차를 닮은 제각각의 스타일이 녹아 있다.

볼보는 ‘Volvo For Life’라는 기업 슬로건이 드러내듯이 자동차 디자인에서 실용성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업체로 유명하다. 기교 섞인 멋을 부리기보다는 심플한 디자인에, 단단하고 안전한 제품을 만든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 생활용품도 망원경, CD케이스, 면도기, 병따개 등 사소한 제품까지 내놓는 등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접으면 한 손에 쏙 들어가는 여행용 접이식 옷걸이가 특히 눈길을 끈다.

BMW는 가장 다양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시계, 선글라스, 핸드백, 지갑, 벨트, 브리프케이스, 셔츠 등 수십가지에 이른다. 제품들은 대부분 BMW의 자동차나 모터사이클의 디자인과 컨셉트를 응용했다.

스카프, 넥타이에 나염되는 무늬로는 실린더와 피스톤, 밸브 등의 이미지를 주로 대입한다. 라이터는 엔진의 외관을 본떠 만드는 식이다. 티셔츠 재킷 등 의류의 색상은 BMW에 많이 쓰는 시멘트색 바다색 검정색 등이 주종을 이룬다. BMW는 생활용품만을 따로 판매하는 가게를 곧 서울 강남지역에 열 계획이다.

크라이슬러의 지프가 내놓은 용품의 컨셉트는 레저용 차량이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어디를 가든, 무엇을 하든(go-anywhere, do-anything)’ 도움이 되는 제품들. 보온병, 망원경, 손전등, 주머니칼 등이 주요 제품이다. 손잡이 부분에 플래시가 부착된 우산은 ‘지프’의 이미지인 ‘거친 장소, 험한 날씨도 돌파 가능’을 떠올리게 한다.

포드는 머그, 시계, 펜, 골프용품 등을 갖추고 있다. 인기품목은 야생마가 그려진 머스탱 열쇠고리와 주머니 시계. 특히 수제품인 머스탱 열쇠고리는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컬렉션이다. 주머니 시계는 포드의 초창기 로고가 박혀 있는 클래식한 스타일의 제품이다.

아우디와 포르셰의 용품은 특유의 차가우면서도 스마트한 느낌의 은색 계열이 많다. 아우디는 자동차의 트렌디하고 모던한 이미지에 맞춰 용품을 만들었다. 손목시계, 넥타이, 퍼즐 등을 판매하고 있다. 포르셰는 젊은 층에 어필하는 디자인이 주종을 이룬다. 손목시계, 열쇠고리, 가방 등에서 스포티하고 날렵한 이미지가 물씬 풍긴다.

폴크스바겐이 자랑하는 소품은 ‘클래식 비틀’과 ‘뉴 비틀’의 미니어처. 티셔츠, 우산, 모자 등 다른 생활용품들도 많지만 독특한 디자인과 색상을 자랑하는 비틀 시리즈의 축소판이 가장 널리 사랑받는 소품이다. 금동근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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