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감에 살색 명칭 못쓴다”…인권委 “인종차별 우려”

  • 입력 2002년 8월 1일 18시 40분


앞으로 크레파스나 수채물감 등에서 ‘살색’이라는 명칭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金昌國)는 1일 크레파스와 수채물감의 특정색을 ‘살색’으로 명명한 것은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기술표준원에 한국산업규격(KS)을 개정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기술표준원이 정한 ‘살색’ 색명은 황인종이 아닌 인종에 대해 합리적 이유 없이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으며 인종과 피부색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967년 기술표준원이 한국산업규격을 정하면서 일본의 공업규격상 색명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황인종의 피부색과 유사한 색깔을 ‘살색’으로 명명했고 크레파스 생산업체들도 이를 따랐다.

크레파스 생산업체 단체인 문구조합은 “기술표준원이 KS를 변경하면 업체들은 당연히 이를 따를 것”이라고 밝혔고 기술표준원 김동철(金東哲) 원장은 “실무진과 논의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가나인 커피딕슨(34) 등 외국인 4명과 ‘성남 외국인 노동자의 집’ 김해성 목사는 지난해 11월 황인종과 유사한 특정색을 ‘살색’으로 표기한 것은 황인종과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차별행위를 조장한다며 기술표준원장과 3개 크레파스 제조업체를 상대로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황진영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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