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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29일 18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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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불볕더위로 전기사용량이 급증하면서 28, 29일 서울시내 수천 가구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한국전력은 29일 “28일 밤부터 오늘 오전까지 무더위로 인한 전기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서울 시내 5900여가구에서 정전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28일 오후 9시20분경부터 서울 강북구 번동 주공아파트 2단지 11개동 중 6개동에 정전사고가 발생해 1300여가구 주민들이 29일 오전 5시반까지 무더위 속에서 에어컨과 냉장고 등 냉방용품을 사용하지 못했다.
특히 이 아파트 주민 김모씨(33) 등 3명은 28일 오후 9시40분부터 2시간 동안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다가 긴급출동한 119 구조대원들에게 구출됐다. 또 29일 오후 10시10분경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아파트 7단지 4개동 600여가구와 9단지 4개동 600여가구, 성북구 정릉동 경남아파트 5개동 300여가구, 동대문구 휘경동 500여가구, 용산구 한남동 일대 2600여가구 등에도 정전사고가 잇따랐다.
이 밖에도 이날 밤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가정용 변압기 고장 등으로 인한 소규모 정전사고가 빈발했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이번 정전사고의 대부분은 전기사용량 과부하로 인한 변압기 고장이 이유”라면서 “특히 전기시설을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아파트 구내에 설치된 변압기 중 오래된 것이 사용 전력량을 감당하지 못해 고장이 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파트 내 설치된 변압기 용량을 늘리면 정전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8일 오전 11시40분경 이모씨(79)가 폭염 속에서 도봉산 등산로를 오르다 갑자기 쓰려져 숨졌다.
29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27.3도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최저기온을 기록했다. 또 전국적으로 사흘째 열대야가 계속됐다.
기상청은 “8월 4일 한 차례 비가 예상되지만 무더위를 식힐 정도는 아니다”며 “8월 셋째주 초까지 무더위와 열대야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