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기르기 "3~4개월된 강아지가 친구로는 딱"

  • 입력 2002년 5월 21일 17시 07분


포인터, 도베르만 핀셔 등 덩치가 큰 개들은 장난감같지 않아 아이들이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
포인터, 도베르만 핀셔 등 덩치가 큰 개들은 장난감같지 않아 아이들이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
요즘 애견센터와 동물병원을 찾는 어린이들이 부쩍 늘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애견센터 ‘퍼피즌’을 운영하는 김정환 대표는 “TV의 영향이 크다. 개를 소재로 다룬 프로그램이 늘면서 어린이들이 ‘TV에서 본 개를 사고 싶다’며 부모의 손을 이끌고 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국애견협회 최지용 이사는 “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 초등학생들이 ‘개 공짜로 주실 분 찾습니다’같은 글을 많이 올린다. 부모에게 졸라도 사 주지 않는 어린이들의 경우”라고 밝혔다.

푸들 치와와 등 ‘소형견’만 인기인 것은 아니다. 유치원,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위해 4월에 도베르만 핀셔와 포인터 등 대형견을 분양받은 학부모 이태훈씨(48·서울 강남구 삼성동)는 “덩치 큰 개들의 장점은 아이들이 개를 장난감처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진짜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점”이라고 말한다. 개를 사달라고 조르는 자녀와 함께 점검해야 할 사항은 어떤 것이 있을까. (도움말〓윤신근 애견종합병원장, 김현조 퍼피즌 동물병원장, 정지태 고려대 소아과 교수)

▽구입 전, 무엇을 살피나〓개를 기르는 일에는 커다란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자녀에게 주지시킨다. 매일 밥 주는 일과 빗질, 털손질, 대소변 치우기, 발톱 깎아주기 등 ‘귀찮은 일거리’를 감당할 의사가 있는지를 자녀에게 다짐받아야 한다.

환경에 맞는 개를 고르는 것도 중요한데, 단독주택이나 빌라에 살지 않으면 래브라도 리트리버, 시베리안 허스키, 골든 리트리버 등 중대형견을 키우기엔 적절치 않다. 초소형견인 토이 푸들은 덩치가 작고 털이 잘 빠지지 않아 소형 평수의 아파트에서도 키우기 적합하다.

자녀가 장난이 심하다면 개가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많다. 이 경우 성격이 낙천적이고 체력도 강한 개가 좋은데 미니어처 슈나우저, 잉글리시 코커스패니얼, 퍼그, 불도그 등이 이에 해당한다.

▽어떤 개를 구입하나〓생후 3∼4개월 된 강아지를 고르는 것이 좋다. 대형애견센터에서 취급하는 강아지들은 대개 두 달 안에 종합백신 예방접종을 받기 때문에 면역력이 길러진다. 생후 2개월 전의 강아지는 가정으로 데려오면 질병에 걸릴 우려가 크며, 어린이들이 처음부터 만지고 놀면 그만큼 발병률이 높다. 그러나 5개월 이후의 강아지는 이미 성견으로서의 기본 품성이 확립되므로 주인과의 친밀도가 떨어질 우려도 있다.

▽건강진단과 혈통서〓눈이 초롱초롱한지, 귀에서 심한 악취가 나거나 염증은 없는지, 털에는 윤기가 흐르며 군데군데 털이 심하게 빠지지는 않았는지 세심히 살펴봐야 한다.

애견숍이 아니라 인터넷사이트에서 강아지를 분양받을 때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함께 동물병원에 가서 개의 건강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값이 비싼 개의 경우 대부분 혈통서가 있는데, 혈통서에 개의 4대 조상까지 기록돼 있으면 안심해도 된다. 근친이나 잡종교배가 없었다는 뜻이다. 혈통서는 한국애견협회를 비롯해 대형애견센터나 동물병원에서 발행한다.

▽스킨십은 어느 정도까지〓어린이들이 지나치게 개와 스킨십을 주고받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다. 강아지를 만진 뒤에는 반드시 손을 닦게 하고, 강아지와 입을 맞추거나 음식을 주거니 받거니 하는 일은 하지 않도록 가르쳐야 한다.

개의 변에서 나온 기생충이 사람의 손이나 음식물을 통해 전염돼 피부병이나 내분비계에 질병을 유발할 수도 있는데 산모가 감염되면 유산이 될 수도 있고 기형아나 미숙아가 태어날 우려도 있다. 그러나 여아가 개를 껴안고 놀면 자라서 불임의 우려가 있다는 말은 낭설이다.

▽청결과 매너〓자녀가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갈 때에는 반드시 비닐봉지와 젓가락을 주고 용변을 치우도록 교육한다. 개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짖지 않도록 하는 것과 대소변을 가리는 교육은 생후 24주 이내에 마쳐야 한다.

실내에서 털이 날리지 않도록 매일 빗질을 해주도록 하며, 털을 짧게 깎아주고 티셔츠를 입히는 것이 아이들의 위생상 좋다. 진드기 벼룩 같은 외부기생충도 조심해야 하는데, 애경산업의 ‘진드기 킬러’나 LG의 ‘진드기 제거’ 등 스프레이형 살균제를 이용하면 관리에 편하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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