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차기종정 누가 오르나…山門 관심 고조

  • 입력 2002년 1월 3일 17시 58분


조계종 혜암종정이 지난해 12월 31일 입적함에 따라 조계종 차기 종정 추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계종 내부에서는 “후임 종정 문제는 혜암 종정 49재 이후에나 거론하는 것이 예의”라며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혜암 종정의 빈소 안팎에서 후임 종정에 관한 얘기들이 조심스럽게 오가고 있다.

조계종 종헌은 종정의 자격에 대해 ‘승납 45년 이상, 년령 65세 이상, 법계 대종사’라는 3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같은 ‘문서상’의 자격조건외에 ‘종정은 선방 출신으로, 산중에 오래 머무른 산승(山僧)이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종단 내부에서는 원로회의 의장이자 해인사 방장인 법전스님과 서울 칠보사 조실 석주스님, 대구 동화사 비로암에 주석하고 있는 범용스님 등이 후임 종정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선불교의 해외포교에 업적을 쌓은 서울 화계사 조실 숭산스님과 대구 팔공산 파계사 고송스님을 거론하는 이들도 있다. 이미 종정을 지낸 고불총림 방장 서옹스님, 최근 문경 봉암사 조실로 되돌아간 서암스님, 영축총림 방장 월하스님 등이 재추대될 수도 있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석주스님은 “나는 도시에서 오래 포교를 해왔기 때문에 종정 추대는 가당치 않다. 김천 직지사 조실 관응스님 같은 분이 좋을 것 같다”며 고사해 왔다는 후문이고, 범용스님은 종정 추대를 뒷받침 할만한 ‘문중(門中)’을 갖고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는 “혜암 스님의 입적으로 조계종은 ‘수행승’의 한 시대가 사실상 마감된 셈”이라며 “이전에는 ‘다음 종정은 누구’라는 예측이 가능했으나 종단이 회오리 칠 때 마다 ‘큰 스님’들이 알게 모르게 상처를 입어 선뜻 떠오르는 분이 없다”고 염려했다.

오명철기자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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