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한자]聖誕節(성탄절)

  • 입력 2001년 12월 23일 17시 42분


聖誕節(성탄절)

聖-성인 성 誕-태어날 탄 鄕-마을 향 疇-밭두둑 주 亞-버금 아 漸-번질 점

춘추시대 말, 孔子(공자)가 태어나 보니 세상이 너무도 혼란스러웠다.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다들 제 분수를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외쳤다. ‘제발 분수 좀 지키자!’ 유명한 공자의 正名論(정명론)이다.

그러나 무작정 외치자니 설득력이 없을 것 같아 구체적인 모델을 제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주 오랜 옛날 堯舜(요순)임금이 다스렸던 시대가 太平聖代(태평성대)로 적합했지만 너무 오래 전이라 기억이 희미하다. 하지만 周나라 초기(기원전 1100년경)라면 확실한 근거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는 무려 600년 전에다 자신의 정치적 理想鄕(이상향)을 설정하고는 그 때로 ‘돌아가자!’고 외쳤다. 孔子의 復古主義(복고주의)인 것이다.

그런데 그 理想鄕은 堯舜임금과 같은 훌륭한 군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던가. 이제 그들을 추려내어 만인이 지향해야 할 인격수양의 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었다. ‘聖人’의 출현인 것이다.

孟子(맹자)에 의하면 사람은 누구나 堯舜이 될 수 있는 착한 바탕을 가지고 태어나지만 부단한 노력을 통해 인격수양이 따라야 한다. 여기에는 단계가 있다. 즉 士人(선비)이 知識人(지식인), 엘리트라면 그 다음 단계인 君子는 사회지도층 인사라고 할 수 있다. 한편 君子의 윗 단계가 聖人으로 ‘완전한 인격을 갖춘 자’다. 孔子는 堯, 舜, 禹(우), 湯(탕), 文王(문왕), 武王(무왕), 周公(주공) 정도를 들었다. 후에 南宋(남송)의 朱子(주자)는 孔子도 聖人의 範疇(범주)에 포함시키면서 至聖(지성)이라고 했으며 孔子의 弟子 顔淵(안연)과 孟子(맹자)를 亞聖(아성)이라고 불렀다.

하지만 西勢東漸(서세동점)의 결과 聖人의 개념은 확대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훌륭한 인격을 지녔다거나 인류에게 위대한 업적을 남긴 분을 포함하게 되었고, 특히 종교적으로 사용되어 많은 聖人이 출현하게 되었다.

한국의 기독교(舊敎)가 중국을 통해 전래된 만큼 수많은 용어가 중국어에서 유래된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聖誕節’ 역시 중국어다. 참고로 석가탄신일을 그들은 ‘佛誕節(불탄절)’이라고 부른다.

예수 그리스도라는 聖人이 탄생한 날을 기념하는 날로 예수성탄대축일 또는 영어로 크리스마스라고 한다. 예수의 출생일에 대해서는 이설도 많지만 復活節(부활절)과 함께 기독교에서는 가장 큰 명절로 꼽히고 있다. 참 사랑을 실천하는 날이기도 하다.

鄭 錫 元(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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