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안산경찰서 이명옥경사 “경찰 내 구타 꼭 없앨겁니다”

  • 입력 2001년 12월 20일 19시 01분


현직 경찰관이 전경 및 의경 구타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연구한 책자를 배포하는 등 ‘경찰 내 구타 없애기 운동’을 적극 벌이고 있어 화제다.

경기 안산경찰서 경비교통과 경비작전계 이명옥 경사(44)는 최근 100쪽 분량의 책자 ‘구타 없는 전경 만들기’를 발간하고 5분 분량의 CD ‘구타수색대’도 만들었다.

이 책자에는 구타의 원인 분석과 함께 전경 평가제도, 부대 관리, 전경 관련법령 정비, 교육기관 신설 필요성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전문업체의 도움을 받아 동영상 만화로 제작된 CD도 전경부대 내 구타를 없애자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 경사가 전·의경 구타 없애기 운동에 나선 것은 93년 안산경찰서 방범순찰대 근무 때 구타로 인한 우울증 등을 호소하는 전·의경을 접하고 가슴이 아팠기 때문. 그는 82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한 이후 10년간 전·의경 관련 부서에서 근무했으며 현재도 안산경찰서에서 전·의경 50여명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그는 “동생 같은 전·의경들이 구타로 인해 범법자가 되거나 큰 피해를 보는 일이 더 이상 없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구타 근절을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까지 개발했다.

일명 ‘APM(Accomplishment·성취)’제도로 상급자와 하급자가 서로 평가하고 인기투표를 통해 외박을 보내는 등 상하급자간의 일체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지난해 10월 이 프로그램을 시행한 이후 안산경찰서에서는 연간 수차례 발생하던 전·의경 구타가 사라졌다는 것.

그는 또 올 1월 ‘구타 없는 전경 만들기 시민모임’도 만들었다. 현재 일반 시민회원이 315명인데 내년 말까지 5000명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이같은 내용을 인터넷 전용 홈페이지(www.guta.wo.ro)와 안산경찰서 홈페이지(ansan.kgpolice.go.kr)에 소개하고 있다.

이 경사는 “회원들을 ‘홍보위원’으로 위촉하고 전경부대 방문과 1일 의무경찰 체험 등의 행사에 참여토록 해 구타 없애기 운동에 도움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산〓남경현기자>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