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틱틱붐' 3곳서 동시공연…출연진따라 연출 독특

  • 입력 2001년 11월 20일 19시 03분


같은 작품인데 다른 배우와 다른 공연장.

뮤지컬 ‘틱 틱 붐‘(Tick, Tick…. Boom!)’이 12월1일부터 세 곳에서 공연된다. 신시뮤지컬컴퍼니 단원들이 강남(서울 서초동 한전아츠풀센터), 대학로(서울 연지동 연강홀), 신촌(서울 서교동 산울림소극장) 등 세 팀으로 나뉘어 무대를 펼치는 것. 이같은 동시다발 공연은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가끔 있으나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틱 틱 붐’의 원작품은 6월 미국 뉴욕의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뒤 현재까지 매진 사례를 기록중. 이 작품은 96년 ‘렌트’ 초연을 앞두고 36세로 요절한 작곡가 조나단 라슨의 자전적인 이야기다.

작품은 자신이 쓴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려는 젊은 작곡가 조나단의 예술과 사랑이 그려진다. 조나단과 그의 여자 친구 수잔, 친구 마이클 등 세 친구의 노래와 이야기로 꾸며진다.

신시뮤지컬컴퍼니의 박명성 대표는 “한 작품을 세 무대에 올리는 동시다발 공연을 꼭 한번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9일 서울 동숭동 ‘폴리미디어 시어터’에서 열린 이 작품의 제작발표회에서는 ‘30-90’ ‘Green Green Dress’ ‘Real Life’ 등 10여곡의 뮤지컬 노래를 선보였다.

이날 하이라이트 공연에서는 3개팀의 출연자에 따라 서로 다른 느낌이 연출됐다. 강남팀(남경주 최정원 이계창)의 파워, 대학로팀(주원성 전수경 성기윤)의 유머, 신촌팀(이건명 김선경 이동근)의 젊음이 각각 돋보였다.

‘렌트’에 이어 다시 라슨의 작품에 출연하는 남경주는 “라슨의 작품은 노래와 드라마가 각각 따로 튀지 않고 절묘하게 결합되는 것이 장점”이라며 “배우의 입장에서 뮤지컬에 삶을 바친 예술가의 인생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실제 부부인 주원성과 전수경의 노래 ‘세러피(Therapy)’는 뮤지컬 작업에 몰두한 조나단과 사랑에 목마른 수잔의 갈등이 코믹 분위기로 펼쳐졌다. 주원성은 “결혼 10년만에 2세가 생겼다”며 “우리 부부가 주인공으로 한 작품에 서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강남팀 연출자인 심재찬은 “젊은 예술가의 사랑과 삶을 따뜻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면서 “같은 작품이 ‘배우의 프리즘’을 거쳐 다르게 드러나는 게 흥미롭다”고 밝혔다. 신촌팀과 대학로팀은 각각 김철리와 한진섭이 연출을 맡았다. 2만∼4만5000원. 1588-789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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