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체코 필 100년 앙상블 그 따스함…16,17일 내한공연

  • 입력 2001년 11월 6일 18시 54분


세계 최고의 오케스트라는? 단연 베를린 필하모니와 빈 필하모니다.

베를린과 빈을 직선으로 연결한 그 가운데있는 도시는? 체코의 수도 프라하다.

이렇게 보면 체코는 유럽 클래식계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에 있다.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빈 필과 더불어 구 오스트리아 제국의 문화적 자부심을 대표하는 것도 이같은 지리적 영향이 컸을 법하다.

그 체코 필이 1991년에 이어 두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다.

특히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자 이 악단의 상임지휘자로 활동중인 블라디미르 아시케나지(64)가 지휘봉을 잡아 더욱 관심을 모은다. 16일 오후 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17일 오후 7시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896년 합스부르크 왕가 치하의 체코에서 창단된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바츨라프 탈리히, 라파엘 쿠벨릭, 카렐 안체를, 바츨라프 노이만 등 쟁쟁한 지휘자들 아래 조련되면서 세계 1급 앙상블의 명성을 획득했다. 특히 체코 출신 작곡가인 스메타나, 드보르자크의 작품 해석에 있어 이 악단을 따라갈 경쟁 상대는 없다는 평. ‘수프라폰’ ‘텔덱’ ‘데카’ 등의 1급 음반사에서 숱한 명반이 발매됐다.

1997년 ‘프라하의 봄’ 음악축제 현장을 방문한 기자에게 체코 필의 앙상블은 먼저 ‘풍요함과 따스함’이라는 인간적인 체취로 다가왔다. 그러나 체코 필의 연주를 참관할수록 그 인간적 체취는 기능적인 완벽성에 의해 우러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휘자인 아시케나지는 젊은 피아노 거장으로 먼저 알려졌던 인물. 그는 1956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뒤 1974년 소련 국적을 버리고 아이슬랜드 국적을 취득했다.

1970년부터 지휘자로서 새 인생을 시작한 그는 베를린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등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의 음악은 두텁고 견실한 음향 속에 짙은 서정미를 드러내는 것이 특징.

16일 연주회에서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성주가 멘델스존의 협주곡을 협연하고, 17일 연주에서는 아시케나지가 직접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7번 독주를 맡으며 동시에 지휘를 이끌어나간다.

이틀 연속 연주되는 공통 프로그램은 요즘 부쩍 열성팬이 많아진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7번 ‘밤의 노래’. 93년전인 1908년, 이 교향곡을 말러의 지휘로 처음 연주한 악단이 바로 체코 필하모니다. 말러 역시 독일계 유태인이지만 체코의 칼리슈트를 고향으로 가진 ‘절반의 체코인’이었다. 3만∼12만원. 02-369-2911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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