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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5월 7일 18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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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일반) 학교는 아이들이 갈 만한 곳이 못된다’며 학부모들이 하나 둘 모여 대안 초등학교를 세우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경기 부천시에 사는 학부모들은 올 3월 경기 시흥시 대야동에 ‘산어린이학교’를 열었다. 전교생 6명에 정규 교사 1명인 초미니 학교. 학생은 (일반 학교) 취학 통지서를 받았지만 입학을 유예한 상태.
1인당 1000만원씩 출자금을 내 조합 형태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업료는 월 30만원.
국어 수학 등 기초 교과 외에도 매주 월 화 금요일은 도서관 극장 미술관 등으로 ‘나들이’ 학습을 나가고 수요일과 목요일은 학교에서 풍물 미술 요리 등을 한다.
비슷한 시기에 개교한 경기 광명시 ‘볍씨학교’는 생활협동조합 운동을 하던 주부 회원들이 시작한 학교. 현재 2, 3학년 11명이 원래 다니던 학교에 적을 둔 채 새 학교에 다니고 있다. 볍씨의 교육 과정은 3가지로 △‘몸교과’에서는 나들이 놀이 텃밭가꾸기 △‘마음교과’에서 풍물 도예 명상 표현과 감상 △‘생각교과’에서 국어 수학 역사 과학 문학 외국어 경제 등을 배운다. 학비는 월 20만원.
이밖에 천주교 서울 고척동교회 부설 ‘참좋은 기초학교’가 몬테소리 교육 과정을 도입해 올 9월 개교 예정이고 방과 후 및 방학 때 활동하는 단체인 ‘자유학교를 준비하는 모임 물꼬’가 2004년 충북 영동에 학교를 세울 준비를 하는 등 전국적으로 10여개교의 대안 초등학교 설립 모임이 활동중이다.
초등학교는 의무교육 과정으로 지정돼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학부모는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학력도 인정받을 수 없다. 또 학교설립 인가를 받지 않고 학교를 운영하면 형사처벌을 받는다.
실정법을 어겨가면서 대안 초등학교를 고집하는 학부모들의 용기와 이 실험의 성공 여부가 교육계 안팎으로부터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