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중고생 70% 수업시간에 잔다…늦은 학원수업 영향

  • 입력 2001년 4월 27일 18시 54분


서울 A고교 1학년 김모군(16)은 학교 수업 시간 중 절반 이상을 자면서 보낸다.

처음엔 졸다가도 깜짝 놀라 깨서 눈을 비비곤 했지만 요즘엔 아예 엎드려 잘 때가 많다.

“학원에서 새벽까지 공부하는 데다 수업이 재미없어 자꾸 졸게 돼요. 선생님도 야단치지 않기 때문에 잠이 오면 그냥 자요.”

김군처럼 교사의 강의를 ‘자장가’ 삼아 자는 중고교생이 10명 가운데 7명 꼴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청소년상담원은 최근 전국 중고교생 1000여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7.7%가 수업시간에 졸거나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하루에 졸거나 자는 시간이 1시간 미만인 학생은 36.7%였고 △1∼2시간은 18.6% △2∼3시간 8.5% △3시간 이상 3.9%였다.

특히 ‘교사에게 들키거나 말거나 책상에 엎드려 잔다’는 ‘막가파 학생’이 55.7%나 됐다.

중학생(46.2%)보다는 인문고생(64.4%), 인문고생보다는 실업고생(76.8%)이 더 많이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중소도시(53.6%)나 읍면지역(51.4%)보다 대도시(64.4%) 학생들이 더 많이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업시간에 자는 이유는 △피곤해서(46.1%) △수업이 재미없어서(18.3%) △수업내용을 이해할 수 없어서(5.6%) 등이었다.

잘 때 교사가 ‘꾸중하며 깨운다’(55.8%)는 반응이 많았다. ‘엄하게 체벌한다’는 2.4%였다. ‘신경 쓰지 않고 수업한다’고 대답한 학생은 26.6%였다.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졸지 않기 위해 △내가 원하는 것을 공부할 수 있어야 △수업이 재미있고 이해할 수 있어야 △배우는 내용을 줄여야 △선생님이 무서워야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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