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인터뷰]이화진박사 "삽화-퀴즈 곁들여 흥미 유발"

  • 입력 2001년 4월 15일 18시 41분


“학력(學力)보다 학력(學歷) 즉, 학벌이 힘쓰는 사회가 학습 부진아를 양산하고 있다고 봅니다.”

학습 부진아들을 위한 국어와 수학 지도 교재 제작에 참여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책임연구원 이화진박사(43·사진). 그는 왜곡된 사회적 인식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 대다수가 학력의 기초를 차근차근 쌓기보다는 ‘간판’ 등 외형에만 신경쓰다 보니 학습 부진아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98년 교재 연구를 시작, 지난해 말 교육과정평가원에서 펴낸 초등학교 기초학력 보충학습 지도교재는 국어와 수학 과목 모두 합쳐 20권. 현재 학교 단위로 주문을 받아 보급중이다.

7차 교육과정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수준별 교육에 맞춰 ‘무학년제’로 개발한 이 교재는 국어의 경우 기초적인 한글 익히기와 함께 독해를 위주로 한 읽기 교재 등 2가지로 이뤄져 있다. 읽기 교재의 지문은 교과서와 다르게 일상적인 동화글 등 쉬운 글감을 찾아 연구진이 직접 다듬었고 삽화도 덧붙였다.

수학 교재도 더하기와 빼기 곱하기 나누기 등 기본적인 연산을 비롯, 초등학교 교과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익혀야 하는 기초 개념을 간추려 그림 위주로 재구성했다. “컬러 삽화를 많이 넣어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하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만들었다”는 게 이박사의 설명. 학생들의 흥미를 돋우기 위한 퀴즈대회 형식의 ‘골든벨 게임’과 ‘노래가사 바꿔 부르기’ ‘만화 그리기’ 등도 있다.

“우리나라는 앞서가는 영재교육에는 관심이 높지만 처지는 부진아들에게는 무시에 가까운 무관심을 보여 대조적”이라고 지적한 그는 “국제학력대회에서 늘 1등을 차지하는 싱가포르에선 학습 부진 학생들에게 가장 우수한 교사를 배정하고 있으며 프랑스에서는 부진아 교실의 설비 등 교육 환경이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이박사는 또 “최근 초등학교 지도교재와 마찬가지로 ‘무학년제’로 개발한 중학교 학습 부진아용 지도교재는 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www.kice.re.kr, 02―3704―3573)에 5월중 게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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