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봉길의사 직접 밝힌 의거동기 "독립운동 정당성 알리려"

  • 입력 2001년 4월 3일 18시 46분


윤봉길(사진)의사가 1932년 4월 상하이 의거 후 일본 헌병대 수사관의 신문 과정에서 직접 밝힌 내용이 처음 공개됐다.

윤봉길 의사 기념사업을 해온 월진회(月進會)의 윤주(尹洲) 이사가 3일 공개한 이 자료는 일본 내무성 보안과가 1932년 7월 작성한 ‘상하이에서의 윤봉길 폭탄사건 전말’이라는 보고서.

이 자료에는 일본 수사관이 의거 직후 윤의사를 체포해 신문하는 과정에서 윤의사가 밝힌 의거 동기 등이 실려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윤의사는 “이번 사건이 독립에 당장 효과가 없음은 잘 알고 있다”면서 “오직 기약하는 바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조선인의 각성을 촉구하고 다시 세계로 하여금 조선의 존재를 명료히 알게 하는 데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또 “현재 세계 지도에 ‘조선’은 일본과 같은 색으로 채색되어 각 나라 사람들은 조선의 존재를 추호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 있다”며 “이번에 ‘조선’이라고 하는 개념을 이런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새겨 놓은 것은 장래 우리들의 독립운동을 위해 결코 헛된 일이 아님을 믿는다”고 말하고 있다.

<김형찬기자>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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