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박소진씨 첫 시집 '시간속의 사랑' 펴내

  • 입력 2001년 1월 28일 18시 49분


◇수녀에서 시인으로

유학을 목전에 둔 95년초 홀연히 ‘부름’을 받고 수녀원에 들어갔던 박소진씨(사진·32)가 첫 시집 ‘시간 속의 사랑’(기쁜소식)을 펴냈다.

14개월만에 다시 세상 속으로 나왔지만 그에게 글쓰기란 신에 다가가기 위한 기도의 연장이다. 여러 시편에서 보이는 ‘그’ ‘님’ ‘당신’이란 이름은 신(神)의 다른 이름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당신이란 사람밖에 / 아무것도 줄 것 없는 빈손임이 / 내 살며 맛보았던 / 가장 큰 기쁨이다.’(‘기쁨’)

몇몇 시편에서 그는 지친 영혼들과 위안을 나누려 한다. 상처 어린 과거에 대해 그는 ‘아픈 만남은 있었지만 / 나쁜 만남은 없었다 / 그리고 그리고 / 아픔은 언제나 / 새 살을 허락했다’(‘과거’)고 읊고 있다.

“대전의 한 수녀원을 떠난 것은 힘든 바깥 세상에서 치열한 삶을 통해 그분의 말씀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죠.”

이 시집에 추천사를 써준 김남조 시인은 “삶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과 세상에 대한 너그러움이 작품 안에서 반짝인다”고 호평했다.

현재 숙명여대에서 영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그는 가톨릭 여성공동체에서 활동 중이다. 9월에는 영미아동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대로 유학을 떠날 계획이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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