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천문연구원의 선임연구원인 안영숙(安英淑)박사는 98년부터 고려사와 고려사절요, 조선왕조실록의 음력 날짜를 양력 날짜로 바꾸는 연력(年曆)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을 벌이던 중 삭일(朔日·매월 음력 1일)을 잘못 계산한 경우를 117건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예를 들어 ‘인종 14년(1136년) 4월 정미일(丁未日·10일)에 인종이 아버지 예종의 기일 제사를 위해 안화사라는 절에 행차했다’고 기록하고 있는 고려사의 경우 그 달 1일의 일진은 무술(戊戌)인데도 기해(己亥)로 잘못 잡아 삭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예종의 기일이 9일로 바뀌어야 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
안연구원은 삭일진이 하나 틀리면 그 달의 다른 일진(日辰)도 모두 잘못되기 때문에 실제 사서(史書)에 틀리게 기록된 음력 날짜는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연구원은 이같이 오류가 발생한 것은 사서편찬 관리들이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상에 놓이는 합삭일(合朔日)을 음력 1일로 잡은 뒤 음력의 1개월을 29일이나 30일로 계산해야 하는 데도 1개월을 28일로 잡는 역법 적용상의 잘못을 종종 범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KISTI는 안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918년부터 2050년까지의 모든 날짜를 음력과 양력으로 서로 변환해 볼 수 있고 60간지 24절기 등을 알아볼 수 있는 홈페이지(http://ruby.kordic.re.kr/∼manse)를 구축했다.
<대전〓지명훈기자>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