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조선시대 역사책 음력 날짜 오류 많아

  • 입력 2001년 1월 21일 16시 51분


고려와 조선시대 역사책에 기록된 음력 날짜가 적지 않게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천문연구원의 선임연구원인 안영숙(安英淑)박사는 98년부터 고려사와 고려사절요, 조선왕조실록의 음력 날짜를 양력 날짜로 바꾸는 연력(年曆)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을 벌이던 중 삭일(朔日·매월 음력 1일)을 잘못 계산한 경우를 117건 발견했다고 21일 밝혔다.

예를 들어 ‘인종 14년(1136년) 4월 정미일(丁未日·10일)에 인종이 아버지 예종의 기일 제사를 위해 안화사라는 절에 행차했다’고 기록하고 있는 고려사의 경우 그 달 1일의 일진은 무술(戊戌)인데도 기해(己亥)로 잘못 잡아 삭일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예종의 기일이 9일로 바뀌어야 하는 오류를 범했다는 것.

안연구원은 삭일진이 하나 틀리면 그 달의 다른 일진(日辰)도 모두 잘못되기 때문에 실제 사서(史書)에 틀리게 기록된 음력 날짜는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안연구원은 이같이 오류가 발생한 것은 사서편찬 관리들이 태양과 달, 지구가 일직선상에 놓이는 합삭일(合朔日)을 음력 1일로 잡은 뒤 음력의 1개월을 29일이나 30일로 계산해야 하는 데도 1개월을 28일로 잡는 역법 적용상의 잘못을 종종 범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KISTI는 안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918년부터 2050년까지의 모든 날짜를 음력과 양력으로 서로 변환해 볼 수 있고 60간지 24절기 등을 알아볼 수 있는 홈페이지(http://ruby.kordic.re.kr/∼manse)를 구축했다.

<대전〓지명훈기자>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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