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나들이]'해수탕' 인천 연안부두 11곳 성업

《인천항 개항 100주년 기념탑과 연안부두 일대에는 해수탕 11곳이 성업 중이다. 해수탕은 인천 앞 바닷물을 끌어들여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 지하 200m 암반층에서 바닷물과 거의 비슷한 성분을 가진 지하수를 뽑아 올려 별도의 정수과정 없이 바로 끓여 목욕물로 사용한다. 해수탕은 90종이 넘는 각종 미네랄과 염화나트륨, 마그네슘 등이 몸 속에 스며들면서 신진대사를 돕기 때문에 신경통, 관절염은 물론 무좀, 피부병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추운 겨울에는 목욕이 제격이다. 지하 200m 암반에서 뽑아 올린 해수에 몸을 담가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달래보면 어떨까.

30일 오후 5시. 인천 중구 신흥동 100주년 기념탑 근처에 있는 해수탕 ‘융창씨랜드’를 찾았다.

대형주차장(200대 주차)이 있어 주차하는 데는 아무 불편이 없었다. 남탕(2, 3층)에 들어가니 통유리 사이로 하늘이 훤히 보인다.

맨 먼저 해수온탕에 들어갔다. 살이 화끈거릴 정도로 펄펄 끓는 물에 10여분간 몸을 맡기니 얼굴과 이마에 땀이 흐른다.

해수를 살짝 찍어 혀에 대봤다. 짠맛이 감돈다. ‘이래서 해수탕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해수온탕에서 나와 ‘이벤트탕 사냥’에 들어갔다.

출구 오른쪽 동굴 안에 있는 다시마탕과 커피탕에 차례로 들어갔다.

피부가 고와진다는 ‘커피탕’은 물 색깔이 커피색이다. 그윽한 커피향이 졸음을 쫓아내는 것 같았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감기 환자에게 좋다는 귤탕, 솔잎탕, 인삼탕, 허브탕과 누워 잠잘 수 있는 침대탕, 안마탕도 특이했다.

몸을 반쯤 담그고 바둑이나 장기를 둘 수 있는 테이블탕에는 두 남자가 열심히 바둑을 두고 있었다.

2층과 3층을 연결하는 계단으로 올라가니 길이 15m짜리 미니 해수풀장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신나게 자유형을 해봤다. ‘해수’라 수영장보다 몸이 잘 뜨는 것 같았다. 풀장 옆에는 간단한 음료수 등을 파는 스낵코너도 있었다.

3층 바닥은 아이들이 뛰어다니다가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고무매트가 깔려 있었다.

고온에서 억지로 땀을 빼는 재래식 사우나와는 달리 섭씨 55도 정도에서 원적외선을 쐬며 땀을 빼는 맥반석 습식사우나 안의 의자는 누울 수 있도록 돼있다.

사우나에서 만난 이상철씨(70·인천 부평구 부평2동)는 “일주일에 3번씩 이곳을 찾으면서 관절염을 고쳤다”며 “몸이 개운해 백 살 넘게 살 것 같다”고 말했다.

사우나에서 나와 노천탕으로 갔다. 일본 황실에서 애용해온 수령 300년의 히노키(檜)나무로 만든 히노키탕은 탕 하나만 만드는 데 2500만원이 든다고 한다.

맥반석 좌대습식사우나와 소나무로 만든 소나무 건식사우나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여탕에는 맥반석으로 만든 휴게실이 마련돼 있어 김밥, 과일 등을 집에서 싸와 하루종일 목욕도 하고 놀다가는 ‘종일반 주부’들도 많다고 종업원들이 귀띔해줬다.

그러나 일요일에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뤄 제대로 목욕을 할 수가 없는 것이 단점이다. 서울에서 전철을 타고 올 경우 제물포역에 내리면 매시 30분에 무료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목욕을 마치면 제물포역까지 셔틀버스로 데려다 준다.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해수탕에서 5분 거리의 연안부두를 찾아가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이용 요금은 어른 6000원, 소인 4000원. 032―888―5105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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