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비누방울로 피어난 '강박증의 예술'

  • 입력 2000년 10월 31일 18시 59분


“그녀는 비누방울을 날리려고 비눗물을 후후 불고 또 불 것이다. 그녀는 무엇에 쫓기는지 쉬지 않고 계속 그것을 반복하고 있다.” (지바 시게오(千葉成夫) 일본 도쿄(東京)근대미술관 학예실장,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의 한국전 도록에서)

일본 원로 여류화가 쿠사마 야요이(71)의 개인전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진화랑에서 30일까지 열린다. 02―738―7570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중 한 사람으로 국내에서 그녀의 개인전은 처음이다.

그녀는 어린시절 정신병의 일종인 강박증세를 보여 20년 넘게 도쿄의 한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작품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비누방울 패턴은 이런 강박증의 표현이다. 스스로 “병 때문에 상식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고 그래서 예술가가 됐다”며 자신의 예술을 ‘강박증의 예술’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야요이는 57년 미국으로 떠나 73년 일본으로 돌아가기까지 주로 뉴욕에서 작업했으며 당시 유행했던 팝아트나 미니멀리즘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97년 뉴욕 현대미술관(MoMA) 등에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이번 한국전에서는 80년대에서 최근까지 평면 입체 판화작품 등 70여점을 선보인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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