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경전쟁]고속도-국도는 '주차장'…서울~부산 19시간

  • 입력 2000년 9월 13일 17시 47분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3일 전국의 고속도로와 국도는 귀경 차량들의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3일에 걸쳐 차량이 분산됐던 귀성길과는 달리 귀경 차량이 12일 밤부터 한꺼번에 몰리면서 최악의 정체 현상을 빚었다.특히 북상중인 태풍 '사오마이'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발생한 차량 접촉사고는 귀경길의 최대 복병이었다.

건설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13일 오후 3시 현재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구미∼경산(38㎞), 김천∼안성(160㎞)구간에서 극심한 체증 현상이 빚어졌다. 중부고속도로 상행선 오창∼호법분기점 구간(60㎞),호남고속도로 상행선 백양사휴게소∼회덕분기점 구간(127㎞), 영동고속도로 상행선 여주 부근에서도 차량들이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거북이 운행을 했다.

오후 3시 서울에 도착한 승용차를 기준으로 부산∼서울간은 19시간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중 이 구간 최대 운행시간은 16시간30분 이었다. 광주~서울은 17시간30분,대전~서울은 6시간을 기록했다.

국도도 17호 진천∼죽산, 3호 음성∼장호원∼이천 등지에서 차량흐름이 정체되는 등 상행선 대부분 구간에서 답답한 흐름을 보였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정체를 피해가겠다고 12일 오후부터 서둘러 귀경길에 오른 차량들이 몰린데다 전국적으로 내린 비로 곳곳에서 발생한 차량 접촉 사고가 귀경 차량의 발목을 잡은 것 같다 며 14일 새벽까지 총 32만여대의 차량이 서울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편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 12일 밤부터 남부지방이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들면서 여수 포항 목포 속초 등 일부 지방공항에서 대부분의 항공기가 결항돼 항공기를 이용해 귀경길에 오르려는 귀성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여수공항에선 오전 8시30분 서울로 출발하려던 대한항공 KE1332편을 비롯해 여수발 서울행 22편과 제주행 2편 등 모두 24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다.

남해안과 서해안의 도서지역을 연결하는 대부분의 여객선도 통제돼 섬지역으로 들어간 귀성객들의 발이 묶였다.

<송진흡기자>jin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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