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은 93년 완간한 ‘한국구전설화전집’(전12권· 평민사), 95년 ‘한국구연민요’(CD, 서울음반)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채록한 자료들로 한국민속학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날 선생의 업적과 관련해 발표된 논문들도 전래동요 동화 구전설화 민요 서사무가 병립신관(竝立神觀) 등 민속학 관련 분야가 거의 망라돼 있다. 특히 이 자리에서는 1936년 촬영된 봉산탈춤 필름이 공개돼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것은 36년 선생이 봉산탈춤을 채록할 당시 공연을 촬영했던 스웨덴 조류학자 베르그만의 후손으로부터 필름 일부를 어렵게 입수한 것이다. 선생의 유고 상자에는 아직도 세상구경을 기다리는 자료와 논문들이 수북히 쌓여 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