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일의 책]'꾸벅꾸벅 클래식'

  • 입력 2000년 2월 8일 09시 28분


▼'꾸벅꾸벅 클래식' 공윤조 지음/최수연 그림/김영사 펴냄/3900원▼

꾸벅꾸벅. 지끈지끈.클래식음악에 대한 일반 사람들의 인상을 표현한다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꾸벅꾸벅 클래식'이라는 책 제목도 아마 그러한 맥락에서 나왔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러나 "쉬운 것부터 듣다 보면 어려운 음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선언한다. 다만 '싫은 음악'만 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클래식음악을 일부 교양있는 사람들이나 상류층 사람들이 누리는 특권쯤으로 여기는 것도 편견일 뿐이며, 실상은 우리 생활의 일부다.

이 책은 그러한 주장과 강조를 증명하는 여러 흥미로운 일화와 익살맞은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클래식음악의 다양한 면모를 드러내지만 그 방식은 결코 딱딱하지 않다. 대화체로 쓰여진 쉬운 문장, 신세대풍의 만화, 그도 아니면 알쏭달쏭 흥미로운 퀴즈 형식을 빌려 독자들을 유혹한다.

예컨대 영화 '접속'의 주제가 '러버스 콘체르토'가 바흐의 '안나 막달레나를 위한 음악노트' 중 미뉴에트에서 나온 것이라거나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제가가 사실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소나타 중 하나였다는 것, 소년 시절 궁정 합창단원이었던 하이든이 너무나 아름다운 목소리 때문에 카스트라토(거세(去勢) 가수)가 될 뻔했다는 등등의 일화는 클래식음악을 한층 친근하게 만드는 재료들이다.

그뿐이 아니다. 이 책의 도처에는 클래식음악의 매력을 전하는 명언들이 자리잡고 있다. 가령 이런 식이다.

'수선스런 해변에서 깊고 고요한 바다 한가운데로 헤엄쳐 나아갔을 때의 느낌을 아는지? 클래식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바로 그런 것이다'.

'꾸벅꾸벅 클래식'은 '건축이 건들건들', '미술이 수리수리', '방송이 신통방통', '왁자지껄 뮤지컬' 등 예술의 여러 분야를 알기 쉽게 소개한 '앗, 이건 예술이야!' 시리즈 중 하나다.

김상현<동아닷컴 기자>dot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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