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1999년 11월 7일 20시 05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메뚜기 나비 거미 사마귀…. 실제 곤충이 아니다. 모형 곤충들이다. 왜 모였을까. 떠나기 위해서. 어디로 가려는가. 환경오염이 없는 곳으로.
설치미술가 박훈의 작품 ‘세기말 징후’다. 곤충들이 서울 도심의 환경오염을 피해 떠나려 지하철을 타려고 모여든다는 상상을 담았다. 1000만원을 주고 구입한 모형곤충들을 벽이나 바닥 등에 붙여 놓을 계획이다.
5호선 광화문역 인근과 지하공간에는 이밖에도 강운 박현선 여동헌 박완용 홍현숙 등 21명의 회화 설치 판화 작품 50여점이 전시된다.
18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 명칭은 ‘99환경미술제―광화문 프로젝트’. 한국미술협회가 주최하는 이 전시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주변 여건을 짚어보고 더 나은 환경을 위해 관심을 갖자는 취지.
출품작들은 하늘과 강 등 자연의 이미지를 되살리거나, 철거지역 풍경과 상가의 간판 등 도시환경의 단면을 보여준다. 쓰레기에 뒤덮인 생활공간을 소재로 다루기도 했다.
왜 광화문역일까. 큐레이터 이지미씨는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인구가 하루 5만명에 이르는데다 인근에 세종문화회관 교보문고 등 문화공간이 밀집한 곳이어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02―744―8053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