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근展」, 불꽃같은 예술혼에 담아낸 서민의 삶

  • 입력 1999년 7월 12일 20시 08분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장욱진과 박수근의 전시회가 잇달아 열린다. 두 작가는 독특한 화풍과 조형세계로 애호가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장욱진과 박수근의 생애와 작품세계 및 이번 전시회의 특징을 알아본다.》

평생을 가난 속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그리며 살다간 박수근(1914∼1965). 백내장을 앓으면서도 수술비용이 없어 한쪽 눈을 실명하는 등 곤궁한 생활을 해야 했던 작가. 그러나그의그림은요즘 한 점당 수 억원에 거래되고 있어 가난했던 그의 생애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진다.

그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우리의 화가 박수근’전이 16일부터 9월19일까지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갤러리에서 열린다. ‘농악’ ‘나무와 두 여인’ 등 유화 82점과 수채화 8점 스케치 35점 등 총 125점이 전시된다. 특히 화장품공업계의 사외보인 ‘장업계’에 실린 삽화, 자녀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엿보이는 자녀교육용 자필 동화책 등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끈다.

평론가들은 박수근의 작품이 6·25전쟁 이후 한국인들의 궁핍했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빈 가지의 나무들은 궁핍한 상황을 대변한다는 것. ‘나무와 두 여인’에서 그림 속의 아낙네들은 무언가 일을 하고 있다. 고단한 나날 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가는 서민의 생활상이 그려져 있다. 표현기법상으로는 흰색 갈색 회색 검정색을 섞어 그려 화강암을 연상시키는 두터운 화면이 특색이다. 02―771―2381. 일반 4000원 고등학생이하 2000원.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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