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자금 대출 그렇게 문턱높더니…』반발확산

  • 입력 1999년 3월 1일 18시 30분


감사원이 ‘농협비리’를 파헤친 뒤 농민들이 농협단위조합 사무실을 점거, 농성을 벌이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농민들은 “농협이 그동안 농민을 돕기는커녕 농민 위에 군림해왔다”며 △단위조합 통폐합 등 구조조정 △대출금리 인하 △대출비리 관련자 엄중 처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 충남 보령시지부 농민 20여명은 지난달 27일 농협 보령시지부 2층 회의실을 점거, 대출금리를 14.3%에서 시중은행 수준인 11.5%로 낮춰줄 것을 요구하며 계속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시지부 사무실 바닥에 페인트로 ‘농민이 주인이냐, 임직원이 주인이냐’ 등의 구호를 적어놓고 ‘농협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 사천시 농업경영인연합회 신재균회장(45)은 “감사원 감사결과 영농자금 대출에 그토록 인색하던 농협이 부실기업에는 수천억원을 대출해준 사실이 밝혀졌다”며 “관련자는 모두 엄중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 이길성씨(41·경기 오산시 오산동)도 “무분별하게 대출해준 대기업의 부실채권을 보전하기 위해 그동안 농민에게 높은 이자를 물린 것 아니냐”며 “농민은 5백만원만 대출을 받으려도 보증인을 2명이나 세워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북 김천시 다수동에 사는 김재기씨(45)는 “농협중앙회장 한사람이 물러나는 것으로 일을 끝내서는 안된다”며 “이번 기회에 단위조합의 대출비리도 철저하게 색출해 문제점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수영(盧秀英·58·전남 장성군 삼계면)씨는 “단위조합을 통폐합하고 인원을 축소하는 등 과감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박재도씨(37·강원 춘천시 동면)는 “농협의 연구지도 기능을 강화해 농민에게 봉사하는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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