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품시장 「超고가 전쟁」…삼성 700만원대 TV 등

  • 입력 1999년 2월 10일 18시 59분


높이 1백68㎝로 웬만한 성인 키와 맞먹는 TV. 크기도 크기지만 가격표를 보면 더욱 놀란다. 소형 승용차보다 비싼 7백58만원.

삼성전자가 10일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간 프로젝션TV ‘파브’ 61인치급 모델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 가운데 가장 비싼 제품이다.

삼성측은 “화면이 선명하고 떨림이 없으며 실내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고감각 디자인이 특징”이라며 ‘비싸지만 고급’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해부터 판매중인 60인치 프로젝션TV ‘갤러리’의 가격도 5백29만8천원으로 일반 TV보다 10배 정도 비싸다.

IMF의 영향으로 위축됐던 소비가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면서 보급형 모델보다 3∼10배 값이 비싼 가전제품이 최근 부쩍 많이 팔리고 있다.

일반 냉장고보다 3배 가량 비싼 양문 여닫이형 대형 냉장고는 이미 고정수요계층을 확보한 대표적인 고급 가전.

양문 여닫이형 냉장고의 대표주자격인 삼성의 지펠은 1월 한달동안 4천5백대가 팔렸다. 수요가 바닥으로 떨어졌던 지난해 1월의 2천3백대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

LG가 지펠에 맞서 지난해 10월 선보인 디오스 냉장고도 첫달 2천5백대에서 1월에는 3천대가 팔리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소비가 양극화 현상을 보이자 가전 업체들도 이에 맞춰 고가 제품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IMF형’이라는 이름을 붙여 기본 기능만 갖춘 채 가격을 대폭 낮춘 실속형 모델이 주도했던 지난해초와는 완전히 달라진 분위기.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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