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 라이프」논란]호화인생 소개 거부반응 많아

  • 입력 1999년 1월 21일 19시 49분


18일자 동아일보 ‘미즈미스터’면의 ‘His라이프’ 코너에 실린 레스토랑 ‘시안’의 이상민사장(29) 기사와 관련해 독자의 다양한 반응이 동아일보에 접수되고 있다. 동아일보 독자서비스센터에 수 백 통의 전화가 걸려왔으며 E메일도 수백건 도착했다. 인터넷마이다스동아일보와 PC통신에도 관련 의견들이 많이 올라 있다.

본사에 접수 또는 PC통신 등에 실린 의견만을 기준으로 할 때 단연 항의가 많았다. 내용은 대개 “부모 잘 만난 호화인생을 무슨 이유로 크게 다뤘느냐” “‘세상은 만만해요’라고 시작하는 기사가 거부감을 주었다” “IMF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고 힘들게 사는 사람이 많은 점에 비춰 뭔가 잘못됐다” “위화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 등이었다. 이 가운데는 ‘건전한 비판의견’도 적지않았지만 상당수는 거친 표현의 비난이었다.

물론 기사내용에 별문제가 없다는 ‘옹호론’과 중립적 의견도 있었다. 이들의 의견은 대체로 “신문이란 다양한 사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느끼게 해줘야 한다” 등이었다.

‘His라이프’는 ‘미즈미스터’면에 연초에 새로 기획한 시리즈였다. 이 코너가 어떤 인물을 다루려 하는지는 첫 회에 게재된 편집자의 주에 나타나 있다. “분명 같은 세상 속인데 뭔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요즘 ‘잘나가는’ ±30대 남자들의 ‘튀는’ 일상과 속내를 들여다본다.”

IMF시대에 모두들 힘들게 살지만 뭔가 색다른 삶을 산다고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일상과 가치관도 그대로 보여주자는 것이었다. 이러한 삶이 있다는 것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가치판단은 독자들의 몫으로 남겨두려는 것이었다. 이 시리즈를 기획한 밑바탕에는 그동안 다원화 다기화된 한국사회, 특히 동아일보 독자들에 대한 믿음이 컸다. 비록 IMF시대라는 ‘복병’을 만나긴했지만 우리 사회는 각 분야에 걸쳐 많은 발전을 거듭해왔고 다양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공존하는 사회가 됐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가치관이나 출신지역, 계층 등에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서로 인정하면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덕목을 갖춰 나가고 있다. 그래야 진정한 ‘화합’과 ‘다원화된 민주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이러한 논란이 우리 사회가 더 성숙한 사회로 나아가는 징검다리가 됐으면 하는 희망도 있다.

‘다양한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려 했지만 주제나 일부 표현 등에 대해 거부감이나 위화감을 느낀 독자들이 비판의견을 보내주었다. 이번에 독자들이 보내준 항의성 충고와 관심에 편집자로서 겸허히 받아들여 더욱 알차고 유익하고 재미있는 ‘His라이프’를 엮어나갈 것임을 다짐한다.

홍호표〈생활부장〉hp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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