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목표 세우니 가정이 힘차네요”…각자 계획수립 실천적 생

  • 입력 1999년 1월 3일 19시 18분


기묘년 새해, 우리 가족은 한해를 어떻게 보낼까.

특별히 목표를 세우지 않는 가정이 많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 번역출간된 스티븐 코비의 ‘성공하는 가족들의 7가지 습관’(김영사)에 따르면 가족이 공동의 비전을 갖고 거기에 맞춰 생활을 계획하면 가족간 유대가 단단해지고 문제도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이병한 이민진 부부의 목표]

가정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사는 이병한(33·무역업) 이민진씨(32)부부. 올해 목표는 ‘남편은 가정에, 아내는 자신에게 최선을’.

딸 연주(7)와 아들 두용(4)을 뒷바라지하느라 자기계발에 소홀했다는 아내 이씨. 엄마만 찾던 두용이도 유치원에 갈 때 엄마와 잘 떨어질 수 있고 연주도 초등학교 2학년이 될 테니까 혼자 챙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올해는 ‘컴맹’에서 탈출하고 영어회화도 익히겠다고 다짐한다.

연주와는 엄마가 잔소리를 줄이는 대신 숙제를 스스로 하기로 약속했다. 또 두용이에게는 한글학습지로 한글을 깨치도록 할 계획.

남편 이씨는 일년반전 직장을 나와 사업을 시작하는 바람에 지난해 정신없이 바빴다고 토로. 그는 “나는 가정적”이라면서도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리겠다”고 약속. 혼자 다니던 낚시와 주말 골프를 줄이겠다는 것. 그는 또 아내 이씨가 “담배는요?”하고 요구성 질문을 하자 금연을 올해 목표에 추가.

[김용정 김인희 부부의 약속]

서울 양천구 목동에 사는 김용정(36·회계사) 김인희씨(35) 부부.지난연말 각자 올해의 계획들을 적은 뒤 가족회의.

남편 김씨의 계획은 △암벽등반배우기 △세무상식을 담은 책쓰기 △성경을 매일 2,3장씩 읽기. 아내 김씨는 △큰아들 형균(8)과 가족신문만들기 △작은아들 형창(2)을 낳은 뒤 불어난 체중 4㎏ 빼기를 써 넣었다. 형균이의 계획은 △하교길에 놀이터에서 철봉 매달리기 △짝한테 얻어맞지 않게 태권도배우기 등.

형균이가 “아빠,물로켓도 만들어 주셔야죠”라며 졸랐다. 남편 김씨는 주말만이라도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지난해 아파트놀이터에서 동네아이들도 불러 모아 물로켓을 발사했던 것. 덕분에 ‘로켓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봄이 되면”이란 전제를 붙여 약속했다.

아내 김씨는 “참,형창이의 계획이 빠졌네”라며 “겁많은 형창이에게 미끄럼틀을 많이 태워 무서움을 타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

그는 또 남편에게 형균이도 할 수 있게 암벽등반계획을 등산으로 바꾸라고 제안. 그러나 남편 김씨가 “암벽등반이 더 재미있다”고 ‘고집’을 피워 추후 조정키로.

이 부부는 “새해 계획을 세워두면 어정쩡하게 보내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며 “또 가족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깨닫는 계기도 된다”고 말했다.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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