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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2월 9일 19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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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트라우스 발자취]
11월말. 빈은 40년만의 강추위로 기온이 영하 5도까지 떨어졌다. 눈까지 내려 크리스마스시장이 선 시청앞 공원은 정말로 그림속에서나 볼수 있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게 했다.
왈츠의 도시 빈. 여기서 빈 왈츠를 전세계에 전파시킨 거장 요한 슈트라우스의 발자취를 찾았다. 맨처음 찾은 것은 도나우운하 옆 슈타트파크에서 선 채로 바이올린을 켜는 모습의 요한 슈트라우스 동상. 한여름 녹음 사이로 화려한 빛을 발하던 금박 동상은 눈과 을씨년스런 잿빛하늘에 덮여 거장의 풍모가 조금은 가리워진듯 했다. 1921년 에드문트 헬머라는 조각가가 만든 이 동상은 제막되던날 이 앞에서 비엔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을 연주했다고 한다. 바이올린을 서서 연주한 최초의 연주자, 빈을 왈츠의 도시로 부각시킨 왈츠 영웅이 정작 자신은 왈츠를 출줄 몰랐다는 사실, 10만 관중 앞에서 연주한 거장이 새 작품 시연때는 너무 수줍음을 타 청중들을 옆방으로 내몰아야 했던 일…. 동상 앞에 서니 여러 일화들이 생각났다.
발걸음을 옮겨 제2구역 프라터스트라세의 유택으로 갔다. 그가 살았던 3층건물은 지금도 그대로다. 1층의 맥도날드 햄버거 식당만 없었어도 누구든 시간의 흐름을 뛰어 넘어 2층 그의 방에 마련된 박물관에서 그의 체취를 느끼는데 거리낌이 없었을 터였다. 방안에는 그가 연주했던 바이올린과 작은 피아노, 피아노음악의 거장 리스트에 이어 그가 썼다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다. 또 거리가 내다 보이는 창문 옆에는 늘 서서 악보를 그리던 책상이 지금도 그 자리에 놓여 있고 맞은편 벽에는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육필원고가 유리상자 안에 들어 있다. 그리고 각종 연주회 포스터가 걸려 있고 거장의 서거 직후 제작한 데드마스크도 있다.
박물관을 나와 쇤브룬궁 부근의 카페 도마이어로 갔다. 이 전형적인 오스트리아풍의 이 카페는 요한 슈트라우스가 자주 연주회를 갖던 곳. 이곳은 1844년 19세의 요한 스트라우스가 첫 데뷰 연주회를 가졌던 도마이어 카지노(현재는 쇤브룬 파크호텔)가 지금도 운영하는 카페다. 실내의 흰벽에는 그를 기념할만한 그림, 연주회포스터, 사진 등이 걸려 있다. 웨이터에게 그에 대해 물으니 영문팸플릿을 가져다 준다. 그가 평소에 마셨을 멜랑쥐(커피에 부드러운 크림을 타는 오스트리아 스타일의 커피)를 한잔 시키고 주위를 둘러 보았다. 카페의 작은 정원에서는 매달 한차례씩 요한 슈트라우스의 작품 연주회가 열린다고 한다. 입장료는 없고 선착순으로 앉아서 감상할수 있다고 한다.
▼카페 도마이어
주소:Auhofstrasse 2/Dommayergasse 1,
전화:877―5465
연주회:매달 세번째 토요일 오후2시
〈빈〓조성하기자〉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