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적차량「쌩쌩」 한강다리「휘청」…출퇴근시간대 집중

  • 입력 1998년 11월 11일 19시 33분


철근과 토사, 컨테이너 등 화물을 가득 실은 과적(過積)차량들이 한강다리를 마음대로 넘나들고 있다. 대다수의 한강다리가 통행제한중량이 32t인데도 과적차량은 적재중량이 40∼50t이 넘는 경우도 많아 이들 차량에 의한 충격이 계속될 경우 ‘제2의 성수대교 참사’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10일 밤 11시경 서울 성동구와 강남구를 잇는 영동대교. 올림픽대로에서 이 다리 램프로 올라온 대형 덤프트럭이 철근을 가득 실은 채 다리를 건너 강북강변도로쪽으로 쏜살같이 빠져나갔다. 3분 뒤에는 컨테이너 2개를 이어 단 대형 트레일러가 짐이 무거운 듯 경사진 램프진입로를 느릿느릿한 속도로 힘겹게 올라왔다. 이 트레일러가 지나갈 때 다리가 심하게 요동했다.

이어 3∼5분 간격으로 각종 화물이나 토사 철근 등을 가득 실은 덤프트럭들이 연이어 다리로 진입해 1백㎞이상 고속으로 달렸고 이런 차량들이 2∼4대씩 줄지어 한꺼번에 올라오기도 했다. 영동대교의 통행제한 중량이 32t인 것을 감안할 때 이들 차량의 3분의 1가량은 중량초과로 단속대상이 될 차량으로 보였지만 검문조차 받지 않았다.

서울시는 94년 10월 성수대교 붕괴사고 이후 모든 한강 다리에 검문소를 설치했지만 검문소가 다리의 남북 양쪽 끝부분에 위치하고 있어 직진통과하는 차량만 검문하고 있을뿐 대부분의 다리가 진입램프로 들어오는 차량에는 속수무책인 셈이다. 과적차량들이 주로 애용하는 시간대는 다리가 가장 붐비는 출퇴근시간. 기동단속반이 설령 과적차량을 발견해도 교통체증으로 검문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 이에 따라 교량 한가운데에 임시검문소를 설치, 모든 차량을 검문하는 오전 2∼5시만 제외하면 하루 20시간 이상 과적차량의 우회통과가 가능하다.

과적차량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다리는 영동대교. 올림픽대로로 들어섰다가 U턴 고가다리를 이용, 다리 진입램프를 통해 다리로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잠실 한남대교 등도 자주 이용하는 다리다.

건설안전관리본부 동부사업소 기동단속반 전재식(全載軾·53)씨는 “지방에서 온 대형화물트럭들이 중간램프를 이용하는 것을 알지만 고속으로 달아나는 데다 퇴근시간에는 교통체증 등으로 다른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 사실상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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