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문열 대하소설 「변경」12권 완간

  • 입력 1998년 11월 11일 18시 31분


작가 이문열이 12년에 걸쳐 무겁게 걸머지고 온 짐을 내려놓는다. 86년 집필을 시작한 대하소설 ‘변경’(문학과지성사)을 12권으로 완간한 것. 제목 ‘변경’은 소설을 여는 열쇠이자 전후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함축한 단어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두 제국의 국경선이 한반도에서 맞닥뜨렸다. 중심이 아닌 ‘변경’에서는 체제수호라는 목적때문에 필연적으로 왜곡이 일어나게 되고 급속한 사회변화가 수반된다. 그 시기 우리 삶을 담아본 것이 ‘변경’이다.”

‘변경’의 주인공은 59년부터 72년까지 판이하게 다른 인생행로를 걷는 삼남매. 술과 웃음을 팔아 돈을 모으는 영희와 봉건지주의 의식과 도시빈민이라는 객관적 처지 사이에서 자기분열을 일으키다 범법자가 되는 명훈, 작가로서 이 사회의 주변계급으로 남아 ‘관찰하고 정리하고 해석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는 인철 등 세사람의 삶은 한국사회의 급격한 양극분해과정을 반영한 것이다.

‘변경’은 작가의 정신적 이력서이기도 하다.앞선 대하소설 ‘영웅시대’의 주인공이 월북한 ‘빨갱이’ 아버지였다면 ‘변경’에서는 그 아버지로 인해 필연적으로 주변인의 삶을 살아야했던 자신, 즉 분단2세대를 그린 것이다.

한편 문학과지성사는 이미 출간된 1, 2부 6권을 구입한 사람중 새로 제작된 12권 전질을 갖추고자 하는 사람에게 소장한 책값만큼을 제해주는 ‘리콜서비스’를 실시한다. 02―338―7224

〈정은령기자〉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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