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찰가로 미술작품 사세요』…국내 「마니프」시장 개막

  • 입력 1998년 10월 11일 19시 58분


마니프(MANIF)는 국내 유일의 국제아트페어. 국내외 작가들이 작품 가격을 정찰제로 붙이고 소비자를 맞는 미술 시장으로 올해가 네번째다. 애호가들은 형편에 따라 작품 하나쯤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고 특히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19∼26일 서울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한국 작가 77명을 포함해 17개국에서 1백30명의 작가가 참여한다.전시 작품만해도 1천1백80여점. 가격은 10만원대부터.

이번 행사의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특별전인 ‘한국을 움직이는 힘’전. 주최측이 6월 한달간 미술관계자 5백12명에게 한국의 유력자를 물어본 설문 결과를 바탕으로 준비한 ‘한국의 인물’전이다.

김대중대통령 김수환추기경 이회창한나라당총재 김우중대우그룹회장을 비롯해 조용필 서태지 박찬호 박세리 등 각계 25인의 인물을 25인의 유명 작가들이 그렸거나 조각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흉상은 원로조각가 김영중씨의 작품.

마니프의 일환인 ‘한국미술 대표작가’전은 김흥수 화백의 초대전 형식이다. 김 화백은 설문조사에서 대표 작가로 손꼽혔으며 이번에 1백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최근 팔을 다친 김 화백은 “이번 행사가 미술 시장에 생기를 불어넣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비전 1,2’는 국내외 중견 및 신예 작가들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전시. 김용윤 황순칠 서수영 최순희 등 33명의 작가들이 20여점씩 전시한다.

올해 처음 마련한 ‘국내 화랑초대전’은 현대 예 가나 진 표 조현 등 6개 화랑이 참여한다. 이들은 모두 소장중인 해외 작가들의 작품을 내놓는다. 앤디 워홀, 헨리 무어 등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일본 러시아 독일 네덜란드 작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주최측인 아미화랑의 김영석 대표는 “각양 각색의 작품이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며 “가격 정찰제 등을 통해 국내미술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he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