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쇼핑나선 아내-들러리남편 스케치]『다 살순 없고…』

  • 입력 1998년 10월 7일 19시 33분


백일을 갓지난 딸을 둔 이병모(32·㈜재능교육 연수팀계장) 정옥씨(27)부부. 출산후 몸매가 달라져 새 외출복이 필요하다는 아내의 ‘꾐’에 남편 이씨가 아내옷 쇼핑에 들러리 서기로 자청했다. 틈만나면 회사동료들과 즐기는 테니스와 축구를 포기하고.

▼바지정장〓“저 예뻐요?”남편과 함께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2,3층 숙녀복매장을 기웃기웃 둘러본 아내 정씨. 데코매장에서 이옷저옷 살펴보다 진회색 바지정장을 입어본 뒤 묻는다. 매장밖에서 쭈빗거리던 이씨는 흘깃보며 대답. “응.”매장 직원에게 가격과 소재를 물어본 뒤 거울 앞에서 한두번 ‘폼’을 재던 정씨. 옷을 벗어놓은 뒤 직원에게 인사.“잘 봤습니다.”

▼가을코트〓이월상품을 파는 간이판매대에서 옷을 뒤적이던 정씨. 서너개 매장을 더 들른 뒤 타임매장에 멈췄다. 연한 카키색의 반코트를 고른 정씨. “저 예뻐요?”

매장안 의자를 차지하고 담배를 피우려다 직원에게 제지당해 머쓱해하던 이씨. 역시 짤막한 대답. “응.”

직원은 열을 낸다. “분위기 있고 딱 어울리세요. 지금 구입하시면 초겨울까지 입을 수 있어요.”

“어울린다고 하잖아. 하나 사지 그래.”(남편)

“옷가게에서는 무조건 다 좋다고 그래요.”(아내)

“그런데 정장을 사러 왔잖아.”(남편)

▼스커트 코디〓건너편 명동패션거리로 발길을 돌린 이씨부부. 지하도를 건너고 붐비는 거리를 지나느라 이씨는 피곤한 표정. “딱 한군데만 더 들러 꼭 옷을 고를게요.”코리아극장앞 보세가게 오존. 회색재킷과 바지를 입어본 정씨는 바지가 끼어 불편하다며 주름스커트로 갈아입었다. “저 예뻐요?”

거울을 보던 정씨는 아무런 대답이 없자 고개를 돌려 가게안을 둘러본다. 이씨는 이미 가게밖으로 빠져나와 담배를 피워물고 ‘행복한’ 표정.

▼전문가의견〓코디네이터 염경숙씨는 정씨가 보통키(1m62)에 각진 얼굴이어서 딱딱해 보이기 쉽다고 지적. 밝은 색을 입어 부드럽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 진회색 바지정장의 경우 밝은색 블라우스를 입어 딱딱함을 줄이고 키도 커보이도록 한다. 반코트의 경우 검정 블라우스는 탁한 느낌을 주므로 연한 녹색이나 노란색 스카프를 둘러 보완해야. 스커트코디의 경우 여성스런 느낌.

〈김진경기자〉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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