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리스, 가족들 품으로…노숙생활 청산-재취업나서

입력 1998-07-08 19:52수정 2009-09-2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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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쏟아져 나온 사람들이 바쁘게 집으로 향하는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눈물을 흘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6개월 동안 집을 떠나 노숙생활을 한 K씨(52)가 그동안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순간은 ‘황혼 무렵’이었다.그러던 그가 일주일전 노숙생활을 청산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끈질긴 구직 노력 끝에 한 재활원의 유료봉사원으로 취직, 출퇴근하게 된 것.

K씨처럼 인생의 밑바닥까지 추락했던 노숙자들 가운데 ‘여기서 내 인생이 무너질 수는 없다’는 각오로 새 삶을 시작하는 이들이 하나 둘씩 생기고 있다.

4월 전주에서 상경, 무작정 길거리를 헤매던 L씨(46)는 최근 ‘어떻게든 살아보자’는 각오로 고향의 노모와 처, 아이들 곁으로 돌아갔다.

지난해 가을 실직한 후 서울 서소문공원에서 8개월동안 노숙하며 ‘터줏대감’으로 불렸던 J씨(50)도 최근 보건복지부와 경제정의실천연합이 마련한 공공사업에 참가, ‘길거리’생활을 청산했다.

J씨 또한 자포자기한 생활을 계속하다 지난달 부인과 전화통화를 한 뒤 마음을 고쳐 먹었다고 털어놓는다.“아이가 몸이 아프다는 말을 듣는 순간, ‘내가 지금 뭘하고 있나’ 하는 자책과 함께 퍼뜩 제정신이 들었다”는 그는 일자리를 찾아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6일 오후 ‘퇴근길’에 지난 6개월 동안의 ‘보금자리’였던 서소문공원을 찾은 K씨. 1일부터 지체장애인들을 돌보는 봉사원으로 일하는 그는 힘들었던 노숙생활을 되돌아보며 새 삶에 대한 재기의 의지를 불태웠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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