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구적 냉장고-에어컨 나온다…국내 기술진 개발

  • 입력 1998년 5월 12일 19시 24분


냉장고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재료기술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박막기술연구센터 고석근(高錫勤) 최원국(崔源國)박사팀은 12일 LG전자로부터 2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1년8개월간 연구한 결과 냉장고 에어컨의 열교환기 수명을 반영구적으로 늘리고 전기소모량도 15% 가량 줄일 수 있는 재료기술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고박사는 플라스마를 이용해 금속 표면을 물과 친한 성질(친수성·親水性) 또는 물을 멀리 하는 성질(소수성·疏水性)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도록 했다. 플라스마란 기체를 가열해서 생기는 제4의 물질상태.

고박사는 이 기술을 이용해 냉장고 에어컨의 열교환기 표면을 친수성 또는 소수성으로 바꿔 표면이 산화되거나 이물질이 끼는 것을 방지했다. 이 결과 에어컨이나 냉장고를 오래 써도 새 제품일 때와 마찬가지로 냉각 성능이 유지된다는 것.

종전에는 계면활성제를 금속의 표면에 발라 산화나 부식을 방지했으나 접착상태가 좋지 않고 시간이 지날수록 냉각 성능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다.

고박사는 이 기술을 금속 뿐 아니라 고분자 산화물 등 모든 재료에 쓸 수 있어 반도체 인공장기 등에도 활용가능하다고 밝혔다.

LG전자 김쌍수(金雙秀·리빙시스템사업본부장)부사장은 “고박사가 개발한 표면처리기술을 활용해 2000년경 세계에서 자랑할만한 냉장고 에어컨 등 신제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김학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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