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새책]「얄개누나 클라라 시리즈」

  • 입력 1998년 1월 9일 20시 16분


키가 커 보이려고 상투 틀듯 머리를 올려 묶고 빨강 초록 양말을 짝짝이로 신고 다니는 누나. 어딘가에 항상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 남동생. 불가리아 태생의 독일 동화작가 디미테르 인키오프가 지은 ‘얄개 누나 클라라 시리즈’(여명출판사)는 우리네 통념을 뒤집는 남매얘기다. 항상 새로운 일을 꾸미다가 사고를 치는 것은 언제나 누나 쪽. 남동생은 누나를 졸졸 쫓아다니며 뒷정리를 하고 주변에서 벌어지는 매일매일의 사건들을 차분하게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요리용 숟가락을 선물로 받고는 음식을 만든다고 부엌을 온통 어질러놓거나(‘달걀요리는 어려워’) 서커스구경을 갔다가 용감함을 증명하기 위해 울밖으로 나온 사자꼬리를 잡아당기려 들고(‘사자꼬리잡기’) 아이스크림을 매일 먹기 위해 편도선염에 걸렸다고 꾀병을 부린다. 남매가 벌이는 엉뚱하고도 천진스런 행동들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지만 가족과 친구를 생각하는 따스함도 있다. 늘상 방귀를 뀌어대 친구가 없는 소냐에게 클라라는 방귀는 엉덩이가 웃는 소리라며 달래준다(‘웃는 엉덩이’). 누나를 괴롭히는 미카엘을 혼내주기 위해 철봉을 해서 팔을 늘리려는 남동생의 우애, 달걀 여덟개를 망치긴 했지만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려고 아침식사 준비를 하는 대목에서는 부모를 생각하는 마음씨가 읽힌다.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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